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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은혜 "국정교과서, 정치적인 '매우 나쁜 교과서'".."연구학교 지정 막아야"

최종수정 : 2017-01-05 12:17:22
"朴대통령 신념에 따라 정치적으로 기획된 교과서"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은 '잔수'"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 이창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 /이창원 기자

지난 2016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그동안의 '이해 불가능한' 행보에 대한 설명이 가능해졌다. 민심은 들끓었고, '촛불집회'에는 연인원 1000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동참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은 여전히 '꿋꿋하게'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하다.

'일방통행식 정책결정'·'불통' 등은 박 대통령 당선 이후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부분이다. 한 정책에 대해 반대 여론이 있어도 '내가 가는 길이 국가를 위한 일'이라며 밀어붙이는 박 대통령의 방식에 대한 비판은 지속적으로 존재했지만, 일각에서는 '소신'·'리더십' 등으로 포장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정책 결정 방식은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서도 보여졌다. 국정 역사 교과서에 대한 반대 여론이 우세함에도 불구하고, 편향된 역사 교육을 그대로 볼 수 없다며 이른바 '깜깜이 집필'을 강행했다. 또한 탄핵 정국 속에서 이 국정 역사 교과서를 발표하고, 2018년부터 국·검정 혼용하겠다는 발표를 해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이에 <메트로신문>은 20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이자 더불어민주당 '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은혜 의원(경기 고양시병)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역사교과서 국정화, 어떤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생각하는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자체가 '시대 역행적인 것'이다. 국정 교과서를 쓰는 나라는 북한·방글라데시 등 세계적으로도 몇 개 되지 않고, UN에서도 교과서를 국정화하는 것은 정부의 획일적인 논리를 강요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신 때 교과서를 국정화했고, 민주정부 때 검인정 체제로 전환해서 지금까지 사용해 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시 국정 교과서로 전환하겠다고 하는 것은 시대에도 맞지 않고, 현재 '다양성이 중시되는 시대'에 옳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국정 역사 교과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훨씬 이전부터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명예를 회복 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계속 추진해왔고, 그것이 이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아버지 명예 회복'이라는 자신의 신념·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기획되고 추진된 매우 정치적이고 아이들에게 '매우 나쁜 교과서'라고 본다.

▲ 발표된 국정 역사 교과서의 내용적 문제점은 무엇인가?

역사학계와 전문가들, 현장 선생님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것은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아니라 대한민국 수립 즉, '건국일'로 기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1919년 3월 1일 3·1운동을 통해서 임시정부를 수립하고, 36년 일제 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해왔던 내용들이 축소된다. 또한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건국일로 기술함으로써 3·1운동의 법통을 계승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라고 기술돼 있는 우리나라 헌법에도 배치되는 '반헌법적 교과서'다.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문제도 지난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를 그대로 반영해 이미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가 해결이 된 것처럼 기술이 돼 있다. 하지만 잘 알려진대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는 지나간 문제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문제이고,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법적인 책임을 묻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돈을 1억원 씩 주겠다는 이른바 12·28 결과를 마치 해결된 문제인 것처럼 기술하는 등 매우 왜곡된 역사 교육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정 역사 교과서에 대한 우려가 크다.

▲ 국정 역사 교과서의 집필진 비공개 등 집필 과정에 대한 지적도 많다.

국정 역사 교과서를 누가 집필을 했는지, 편찬심의위원회가 어떻게 구성이 됐는지, 무슨 회의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깜깜이'로 진행됐다.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면 집필진을 구성해야 하는데, 당시 국정 역사 교과서로 전환하는 것을 역사학계나 교수, 집필 경험이 있는 선생님들은 국정 역사 교과서를 편찬 작업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렇듯 국정 역사 교과서를 집필할 수 있는 사람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애초부터 뉴라이트 계열 이른바 식민지근대화이론을 주창하는 사람들이거나 편향된 역사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집필진으로 대거 참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집필진도 공개하지 않았고, 편찬심의위원회도 공개하지 않았고, 마치 '비밀군사작전'하는 것처럼 진행돼왔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고 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을 보이며 국정 역사 교과서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조직적 개입 정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창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을 보이며 국정 역사 교과서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조직적 개입 정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창원 기자

▲ 국정 역사 교과서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조직적 개입' 의혹을 주장하고 계신다. 구체적인 증거는 무엇인가?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 중 한 부분에 '국정 교과서 국정 전환. 신념'이라고 써 있다. 여기서 신념은 '박근혜 대통령의 신념'을 뜻한다. 이 메모 작성일은 2014년 9월 24일이고, 교육부가 역사 교과서를 국정 교과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시기는 2015년 11월이다. 1년도 더 전에 청와대는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추진을 이미 지시하고 진행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또한 비망록 중 '국정 검인정교과서의 문제'라고 적힌 부분은 검인정교과서가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여론 작업을 통해 붐을 일으킨 후에 여론조사를 진행, 사람들에게 국정교과서가 마치 필요성을 인정받고 찬성받는 것처럼 상황을 만들어서 전환을 하겠다는 방침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이런 방식으로 인한 여론조사에서는 찬반 여론이 비슷했다. 이에 국정 역사 교과서가 왜 맞지 않고, 우리 아이들에게 단 하나의 획일적인 역사 교육을 시키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야당과 역사학계, 시민단체 등이 활발한 홍보를 했고,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가 67%, 찬성이 17%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국정 역사 교과서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분량을 봐도 박근혜 정부의 '조직적 개입'이 의심된다. 국정 역사 교과서의 현대사 분량 중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분량은 18%로 검정 역사 교과서 현대사의 평균 서술량 8.45%보다 확연히 많다. 한국사 분량도 검정 역사 교과서 중 가장 많이 채택된 미래엔 교과서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0.77%, 일제강점기 17%가 기술된 반면, 국정 역사 교과서에는 박정희 대통령 서술부분이 3.07%, 일제강점기 분량은 15% 기술됐다. 심지어 국정 역사 교과서에는 세종대왕의 분량은 1쪽 21줄, 모든 역대 대통령을 합계해도 2쪽이 안 되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분량은 9쪽이다.

국정 역사 교과서는 교묘한 방법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찬양·미화를 하고 있다. 단적으로 대부분의 검정 역사 교과서에서 5·16 군사정변을 설명하면서 실어왔던 5·16 군사정변 이후 중앙청 앞에서 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진은 국정 역사 교과서에서는 포항제철 산업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긍정적인 모습의 사진으로 교체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해 판단·분석 전 국정 역사 교과서를 통해 배우게 된 학생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매우 훌륭한 분이었고, 유신체제는 민주화 운동을 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었다' 등으로 인식하게 된다. 객관적인 판단을 하기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 이렇듯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교육부는 2018년 국검정 혼용 방침을 결정했다.

무엇보다 피해를 보는 것은 학교의 학생들이다. 그래서 정부가 바뀌면 국정 역사 교과서는 마땅히 폐기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올해부터 연구학교를 지정해 연구학교에서 국정 역사 교과서를 가르치게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교육부가 '잔수'를 방안으로 낸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 연구학교는 통상 교사들의 승진 가산점을 주게 돼 있다. 1점 정도를 준다고 하는데 연구학교를 지정하게 되면 그런데 교감이나 교장으로 승진할 때 0.01점 차이로 승진의 순서가 바뀌기도 한다. 또한 연구학교로 지정돼면 약1000만원 가량의 예산이 지원되고, 국정 역사 교과서는 무상으로 지급된다. 게다가 경쟁이 치열한 연구학교 지정을 신청만 하면 모두 받아주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방침이다. 결국 이 연구학교의 특정 연구목적은 없고, 단지 국정 역사 교과서를 가르치라는 것, 국정 역사 교과서를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3당과 시민사회 단체, 13개 교육청 교육감들은 비상대책회의를 만들고, 연구학교를 지정하는 법적 절차 등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또한 법으로 연구학교를 지정할 때 학교 운영위원회와 학교 교사들의 과반수 이상이 찬성을 하도록 돼 있다. 때문에 이러한 절차를 반드시 지킬 것을 확실하게 요구하고,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연구학교를 신청하지 않도록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부탁드리고 있다.

▲국회 차원의 국정 역사 교과서 저지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

'국정 교과서 금지법'을 국회 상임위원회에 상정했지만, 새누리당이 안건조정위원회로 넘겨서 90일을 기다려야 했다. 다만 현재 새누리당 탈당 등 변화가 있어 안건조정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게 돼 1월 임시국회에서 '국정 교과서 금지법'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상임위원회로 회부할 수 있도록 처리를 하고, 상임위에서 '국정 교과서 금지법'을 통과시켜 신속하게 국정 역사 교과서가 폐기될 수 있는 법적 조치들을 국회 차원에서 추진을 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국정 역사 교과서에서 5·16 군사정변 설명 사진으로 포항제철 산업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긍정적 모습의 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으로 교체된 것을 지적했다. 이창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국정 역사 교과서에서 5·16 군사정변 설명 사진으로 포항제철 산업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긍정적 모습의 박정희 전 대통령 사진으로 교체된 것을 지적했다. /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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