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유통街 연말 특수 '실종'…자영업 매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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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유통街 연말 특수 '실종'…자영업 매출 '추락'

최종수정 : 2016-12-25 17:21:54
25일 오후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스포츠용품 판매코너에는 크리스마스에도 불구 상품을 구입하는 이들이 눈에 띄지 않는 등 한적한 모습이었다. 손엄지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스포츠용품 판매코너에는 크리스마스에도 불구 상품을 구입하는 이들이 눈에 띄지 않는 등 한적한 모습이었다./손엄지 기자

경기 침체 속에서도 연말 특수를 기대한 유통업계와 자영업자들이 예년 같지 않은 연말 분위기에 울상을 짓고 있다.

성탄 주간으로 '반짝' 소비가 예상된 지난 주말 유통가는 "이 시국에 캐롤이 웬 말이냐"는 시민들의 성화에 못 이겨 사상 처음으로 '캐롤' 없는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서울 소공로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도 도심 촛불집회가 이어지는 등 올해는 크리스마스 실적이 좀처럼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며 "각종 세일과 프로모션 등 만반의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연말 특수를 노렸지만 정국 불안정과 구조적 성장 둔화까지 이어지면서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세일 등 행사에도 전년比 매출액 감소

 그래픽 1면 12월1 13일 백화점 업계 성장률
▲ (그래픽) 1면 12월1~13일 백화점 업계 성장률

25일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 겨울 정기세일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7%, 1.2% 감소했다. 5년여 만에 처음으로 겨울세일 실적이 역신장한 것이다. 통상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추운 날씨로 겨울의류 판매가 늘면서 매출이 평소보다 크게 늘지만 올해는 상황이 정반대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세일 행사 등 '극약 처방'을 내놓고 있지만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도 소비 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올 연말은 작년과 비교할 때 비슷하거나 조금 못 미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12월 백화점 업계 성장률 역시 마찬가지로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 롯데백화점은 이 기간 1.5%, 현대백화점은 1.8%, 신세계(본점)는 무려 3.6%나 줄었다.

유통업계의 이 같은 매출 감소세는 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8로 지난 2009년 4월(94.2) 이후 무려 7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대규모 촛불집회가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등 정국 불안정이 소비 심리까지 위축시키고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과 사드(THAAD) 배치로 인한 중국 관광객 감소, 예상치 못한 조류인플루엔자(AI) 대란 등으로 인해 연말 분위기가 가라 앉으면서 올 연말 유통업계의 실적 전망치가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란법·최순실 사태까지…자영업자 '울상'

25일 저녁 서울 북창동 먹자골목은 사람 하나 없는 텅 빈 거리 탓에 스산한 기운마저 감돌았다. 석상윤 기자
▲ 25일 저녁 서울 북창동 먹자골목은 사람 하나 없는 텅 빈 거리 탓에 스산한 기운마저 감돌았다./석상윤 기자

주점과 요식업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연말을 맞아 크고 작은 송년회 등으로 단체모임 예약이 꽉 차 있어야 하지만 올해는 주말 저녁임에도 텅 빈 음식점이 많았다.

북창동 먹자골목에서 민물장어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지난해 대비 평균 매출이 반토막 났다"며 "우리 같은 경우 올해 여기서(민물장어집) 모임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토로했다.

근처에서 복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 역시 "작년 이맘 때는 정말 자리가 없어 예약손님도 밀려서 받곤 했다"며 "장사 20년째인데 오히려 올해가 외환위기(IMF) 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BC카드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지난해와 올 연말 30일간 카드 이용액을 비교한 결과 올해 주점 업종과 요식 업종에서 모두 카드 이용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킨·호프·소주방 등 주점 업종의 카드 이용액은 전년 대비 8.6% 줄었고 카드 결제 건수 역시 10.4% 감소했다.

회사 송년회는 물론 개인 술자리 역시 함께 감소했다. 전년 대비 법인카드 이용액과 결제 건수는 7.3%, 8.6%씩 각각 감소했는데, 개인카드 이용액과 결제 건수는 이보다 더 컸다. 각각 9.1%, 10.7% 줄었다.

자영업자들은 지난 9월 부정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저녁 술자리가 점차 감소세를 기록해 왔는데 최근 들어 어수선한 정국과 함께 연말 매출 회복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민물장어집을 운영하는 상인은 "지난 4월 세월호부터 시작해서 김영란법까지 나라경제가 시끄럽다"며 "엊그제는 손님들이 계산하면서 10만원이 나오니까 3만3000원씩 각자 카드를 긁어 달라고 하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허경옥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연말연시 분위기가 국내 정치·경제적 문제로 좋아보이지 않는다"며 "소비 심리도 중요한데 내년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저녁 서울 북창동 먹자골목의 한 고깃집엔 크리스마스를 맞은 주말 저녁임에도 불구 테이블이 모두 비어 있었다. 석상윤 기자
▲ 25일 저녁 서울 북창동 먹자골목의 한 고깃집엔 크리스마스를 맞은 주말 저녁임에도 불구 테이블이 모두 비어 있었다./석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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