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의 탕탕평평] (32) 진보와 보수의 재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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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32) 진보와 보수의 재고찰

최종수정 : 2016-12-11 11:51:21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 소장 동시통역사, 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 소장(동시통역사, 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진보와 보수' 라는 말은 각종 TV토론 프로그램이나 신문 등 여러 매체를 통해 하도 많이 들어보았기에 이제 식상할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현재 논하고 있는 진보와 보수는 정치적인 이데올로기 즉 관념이나 사상을 다루는 상대적 개념의 단어로 풀이된다. 또한 흔히 진보를 좌파, 보수를 우파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정당에서 흔히 여당인 새누리당을 우파, 상대적인 야당을 좌파라고들 한다. 즉 여당은 보수의 입장을 야당은 진보적인 입장을 취한다는 것에 차이점을 두고 있다.

사실 진보와 보수는 프랑스 대혁명(1789년 7월 14일부터 1794년 7월 28일 사이에 걸쳐 일어난 프랑스의 시민혁명) 때 열렸던 국민의회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때 왼쪽에는 왕정을 무너뜨리고 프랑스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는 공화파가 있었고, 오른쪽에는 이전의 왕정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하는 왕당파가 있었다.

이러한 포지션은 루이16세가 처형된 후 열렸던 국민공회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때 서민들을 대신하여 급진적인 변화를 주장하는 '자코뱅파'가 왼쪽에 앉았고, 부유층을 대표하며 점진적이고 느슨한 변화를 원하는 '지롱드파'는 오른쪽에 자리를 잡은 데서 유래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진보(좌파)와 보수(우파)를 구분하는 기준은 경제적인 측면에 있었으며, 경제라는 것을 바라보는 상반된 입장의 차이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보수' 라는 것은 흔히 반공주의, 시장경제주의, 강력한 대통령중심제 등의 정치 및 통치체제를 추구하고 유지하려는 집단을 말한다. 또한 온전한 국가안정과 정치체제의 확립 및 선진국으로서의 경제적인 도약 등이 자신들의 업적이라고 한다.

반면에 '진보'는 남북화해 및 평등한 복지확대, 민주화 운동 등을 주도하여 국가와 사회를 급진적이고 혁신적으로 바꾸려는 집단을 일컫는다. 또한 과거 권위적 국가통치체제에 대항하여 민주화를 이끌어낸 것도 자신들의 업적이라는 것이다.

양쪽의 입장과 자신들의 이념은 결국 국가안정과 국가체계의 확립에 공통적인 목표를 지향하고 있지만, 과정과 방식 면에서는 다른 색깔과 양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결국 보수와 진보는 지극히 상대적인 개념이다.

대한민국의 정당정치에서도 보수의 색깔을 드러내는 정당과 진보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정당은 대부분의 국민들의 시각으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그런데, 보수와 진보의 공통분모는 국가발전을 향상시키고 도모한다는 것이다.

다만, 진보적인 속도와 범위에 따라 비교적 온건한 쪽을 보수정당이라 하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급진적이고 파격적인 쪽을 진보정당이라 부르는 것이다.

해방 후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한국의 근대정치사를 보면, 남북이 이념적으로 나뉘며 각각 미국과 소련에 의해 분단되었기 때문에 북한과 친화적이거나 북한에 가까운 성향을 조금이라도 드러내면, 즉 좌파라는 명칭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대한민국의 정당과 정치인들은 경제발전과 국가발전에 초점을 맞춰 진보와 보수, 즉 좌파와 우파가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정당행위에서 어느 정당이든 북한에 대한 적개심을 덜 드러내는 태도가 보이면 진보, 즉 좌파 정당이라 인식되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배가 항해를 할 때 무게중심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온전한 항해가 불가능하다.

양쪽 중 어느 한쪽으로라도 더 많은 사람이 치우쳐서는 결코 무게중심을 유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 쪽에 탑승하든 간에 그들의 공동목적은 안전한 항해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확히 목적지에 가급적 수평을 유지한 체로 안정과 안전을 유지하며 도착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배가 목적지에 다다르기도 전에 그 배는 침몰하게 될 것이다.

배가 침몰한다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쪽은 과연 어느 쪽일까. 결국 배가 침몰해서 이득을 보는 쪽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정치도 그렇다. 정치가 발전하지 못한다는 것은 현상유지가 아니라 곧 퇴보를 의미한다. 정치는 반드시 분쟁과 조정, 이해와 타협, 충돌과 화해를 통하여 거듭 발전해 나가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정치체계에서 보수와 진보는 반드시 공존해야만 한다. 어느 한쪽만 존재해서는 온전한 정치체계가 형성되지도 않을뿐더러, 온전한 체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데 발전 또한 기대할 수도 없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 이런 일련의 모든 과정들은 민주주의와 정치발전에 있어서 필수적인 동시에 필연적으로 공존해야 하는 파트너임이 분명하다. 정치에서의 이념과 상대적 논리의 존재 이유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반드시 이기고 묵살시키는 것에 그 목적과 가치를 두어서는 안 될 일이다.

진보와 보수는 상생해야 한다. 남편과 아내가 함께 할 때 온전한 가정이 형성되듯이 말이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양립의 불안함이 아니라 공존의 균형감을 배우게 되고 안정과 안전을 느끼고 보장받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정치에서의 진보와 보수, 정치체계에서의 진보와 보수의 양립과 공존의 필요와 가치.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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