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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윤휘종의 잠시쉼표] 기업들은 영원한 '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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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장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영국의 법인세율을 현행 20%에서 오는 2020년까지 17%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낮은 법인세를 적용하는 것과, 혁신적인 조세체계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이 법인세를 내리는 것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충격 이후 기업들이 영국에서 대거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영국관리자협회(BID)가 실시한 설문에서 영국 기업인의 20% 이상이 본사를 영국에서 철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빠져나가면 그 국가는 죽게 된다. 메이 총리는 G20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법인세를 내리겠다는 극약처방을 한 셈이다.

독일과 아일랜드, 이탈리아, 일본 등도 법인세율을 경쟁적으로 인하하고 있다. 현재 독일의 법인세율은 2000년 50% 수준에서 30% 선으로 대폭 인하했다. 아일랜드는 25%에서 12.5%로 절반을 인하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말 법인세율을 24%로 조정했다. 일본 역시 2014년 35.6%였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올해 32.1%로 낮췄으며 수년 내 20% 대로 낮출 계획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법인세율 인하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란 슬로건으로 제 45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기업에 부과하는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15%로 대폭 인하하겠다는 공약을 곧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법인세율을 대폭 내리고 상속세까지 폐지할 경우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유턴 현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미국 기업이 해외에 보유한 현금을 자국으로 가져오면 10%의 일회성 세금만 부과하겠다며 또 다른 유인책을 계속 내놓고 있다.

그럼, 우리나라 상황을 살펴보자.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과세표준 500억원 초과 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을 '2016년 정기국회 최우선 처리 검토 법안'에 포함시켰다.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과는 반대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법인세 인상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22.5%)보다 낮은 법인세 최고세율(22%)인데도 기업들이 투자나 고용에 소홀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게다가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서 보는 것처럼 기업들은 정권에서 요구하는 기부금, 이른바 준조세를 낼 바에야 차라리 떳떳하게 법인세를 더 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말은 맞다. 기업들도 준조세를 낼 바에야 차라리 정당하게 세금을 내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기업들은 '봉'이다. 각종 명목으로 준조세를 요구하다가도 필요 없으면 범죄자로 몰아붙이는 구시대 정치인들에 맞설 수 있는 기업인이 과연 있을까. 만약 우리 기업인들이 애플의 CEO 팀 쿡처럼 의회 청문회에서 상원 의원들에게 당당히 맞선다면 과연 그 기업이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를 본받자는 사람들은 많아도 우리 기업인을 본받자는 사람들은 없다. 과연 기업인들만 비난받아야 할지 반성해야 한다. 정권의 압박에 굴복(?)한 것도 억울한데, 마치 기업인을 범죄자처럼 수사하고 그것도 모자라 국정조사에 특검까지 받으라는 나라에서, 그것도 모자라 '이제 떳떳하게 세금을 더 내라'며 법인세까지 올리려는 나라에서 기업을 하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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