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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겨울에도 한여름 옷을 입고 있는 이들



"한여름에 겨울옷을 입고 있는 격이다."

지금은 국회로 돌아간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14년 7월 당시 취임 직전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부동산시장을 두고 한 말이다.

당시 기자는 기재부를 출입하고 있었다. 아차 싶었다. 혹시 최 부총리가 취임 이후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카드를 만지려고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6년간 부동산 현장을 취재했던 경험(?)을 갖고 있던 나로선 부동산을 바라보는 나름의 생각이 있었다. 금리도 내려가는데 DTI와 LTV까지 완화하면 시장은 불을 보듯 뻔했다.

치솟던 전세값은 더 올라갈 것이 분명했고, 집값도 요동칠 것이 당연했다.

실제 최 부총리는 취임 후 DTI와 LTV를 완화했다. 그의 배려로 국민들은 더 많은 돈을 빌려 집을 살 수 있게 됐다.

금리까지 내렸다. 최 부총리 취임 직후 2.25%(2014년 8월14일)로 내려간 기준금리는 이후에도 네 차례나 내려 지금은 1.25%다.

2014년 말 당시 1085조3000억원에 달했던 가계부채(가계신용)는 올해 2·4분기 현재 1257조3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전세입자들은 치솟은 전세금을 올려주기 위해 은행으로 달려갔다. 일부는 아예 대출 받아 집을 샀다.

이러는 사이 집없는 대다수 서민들은 울고 있는데 국가는 웃었다. 세금과 성장률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들이 낸 양도소득세는 전년도보다 무려 47.3%나 늘었다. 부동산 호황은 성장률에도 보탬이 됐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건설투자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51.5%까지 상승했다.

'부동산 광풍'에 큰 역할을 한 최 부총리는 취임 1년 때인 지난해 7월 "집 팔리기 시작했다는 소리가 제일 좋더라"고 말했다.

집 없는 사람에겐 팔 집도, 살 집도 없는데 말이다.

그러던 중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기재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세청에 근무하는 1급(실장급) 이상 고위 관료 2명 중 1명은 서울 강남에 부동산을 갖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겨울에도 뜨꺼운 난방 덕택에 반팔을 입고 있는 이들이 겨울에 두꺼운 곳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서민을 걱정해 달라는 것이 어쩌면 무리한 부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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