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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구멍난 금융권 취업박람회



교복과 군복. 지난 21일 은행연합회 주관으로 코엑스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창업·일자리 박람회에서 자주 만난 복장이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구직자 등은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린 10대와 군인까지도 취업 걱정에 일자리 박람회를 찾는 시대가 됐음에 마음이 저릿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박람회장 속 '빠진 이'가 드러났다. 점심시간이 지나자 군데군데 부스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채 텅 비어있는 곳이 눈에 띄었다.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부스가 한산한 편이었다. 30분여간 혼자 부스를 지키던 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는 오후 2시가 되도록 열 명도 채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대졸자 경력직을 채용하고자 참여했으나, 대부분의 방문객이 모집 대상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부스에 오는 사람이 없으니까 담당자들도 굳이 자리에 있을 필요 없다고 생각하겠죠. 보통 대졸자나 경력직 뽑는데, 고등학생이랑 군인만 넘쳐나니까…" 발길이 뚝 끊긴 부스에서 구직자를 기다리던 그는 결국 스마트폰으로 눈길을 돌려버렸다.

방문객으로 북적이는 부스는 대기업이나 이벤트를 실시하는 곳 뿐. 이 외 부스에서는 드문드문 사람이 오갔다. 학생들과 군인들은 출석확인서와 면접응시권 등을 받기 위해 분주했다. 이에 더해 제대로 안내하는 이가 없어 박람회장을 찾지 못해 애를 먹는 구직자, 상품을 타기 위해 큰소리를 내는 노인까지. 금융당국과 협회 등 전 금융권이 주최하고 261곳의 기업들이 참여한 박람회 치고는 우스꽝스러운 풍경이었다.

다행히도 눈에 보이는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채용관, 창업관, 정보관 등의 행사를 통해 핀테크 관련 기업과 우수기업의 현장채용 등으로 주목을 끌었다. 아울러 창업 자금조달 방법 안내와 투자상담 등을 펼치면서 이날 박람회에는 총 5200명의 구직자가 몰렸다. 이 중 860명은 현장에서 1차 합격까지 했다.

하지만 박람회 참가 기업의 반응은 어쩐지 석연치 않다. 앞으로 다신 취업박람회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또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에 대해 "취업난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박람회"라며 "절박함과 간절함은 고사하고 진지함 마저 없었다"고 평했다. 축사를 통해 당국이 제시한 금융개혁, 기술금융, 우수 인재 등은 이날 모두 바람 빠진 풍선마냥 허공에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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