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김영란법 시행 일주일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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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김영란법 시행 일주일을 앞두고

최종수정 : 2016-09-22 06:05:23
 데스크칼럼 김영란법 시행 일주일을 앞두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 시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해관계당사자들도 분주해지고 있다.

당초 이해관계당사자들은 공무원이나 기자, 교직원들만 해당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들과 업무 연관성이 있는 기업인, 학생, 학부모 등으로 이해관계당사자들이 확대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원래 김영란법은 공직사회의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발의된 법안이다. 지금도 형법상 뇌물죄나 공직자 윤리규정 등이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엄격하고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입법이 추진됐다. 이를 통해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확보하는 한편, 선의의 공직자 등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취지다.

김영란법에 적용되는 대상은 공직자를 비롯해 언론인·사립학교·사립유치원 등의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진 등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및 교육청을 비롯해 공직유관단체, 공공기관, 학교, 언론사 등 줄잡아 4만여 개의 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배우자들이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이 된다.

일부에서는 직접 해당되는 당사자들이 400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우리나라 국민이 5000만명임을 감안할 때 8% 가량에 해당한다. 하지만, 국민 가운데 어린이·청소년·노인 등을 제외하면 거의 두 세 사람 건너 꼴로 이 법에 적용될 정도로 그 비율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에서 김영란법을 배우느라 모두들 '열공' 중이다. 21일에는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매주 수요일 개최되는 회의에서도 김영란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대한상공회의소는 CEO 조찬강연회에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을 초청해 김영란법을 주제로 강연 자리를 마련했다. 코스닥협회도 이날 조찬 형식으로 열린 코스닥상장법인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김영란법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기업인 대상의 설명회가 거의 매일 열리는 이유는 기업들의 문의가 그만큼 쇄도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김영란법의 직접 적용대상에 해당되지 않지만 이 법이 부정청탁이나 금품을 줘도 안 되고 받아도 안 되는, '수수(授受)행위' 모두가 위반사항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즉, 김영란법은 주는 측이나 받는 측 모두 법 적용의 대상이 되는 쌍벌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법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혼란만 커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인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김영란법을 공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심지어 주무부처라 할 수 있는 국민권익위원회도 원론적인 설명만 할 뿐,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서는 답변을 못 내놓고 있다.

이날 코스닥상장법인 세미나에서 잠깐 얘기를 나눈 한 코스닥 업체 CEO도 이런 하소연을 했다.

그는 "부정한 청탁을 못하게 하려면 아예 식사나 선물 자체를 주고받지 못하게 해야 해야지, 굳이 3만원, 5만원, 10만원으로 금액을 한정한 게 참 웃긴다. 2만9000원은 부정청탁이 아니고 3만원은 부정청탁이냐. 국민적 합의로 가격을 정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언제 누구와 합의해서 이런 금액기준을 만들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풍선효과'로 부정청탁이나 금품 수수 등이 더 교묘해지고 더 깊은 동굴 속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소위 말해서 '그들만의 리그'를 구성하며 보다 은밀하게, 보다 정교하게 끼리끼리 문화를 만들 것이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우리 사회가 불필요하게 '민원'을 들어줄 필요도 없고, 그런 민원을 할 필요도 없어서 오히려 '쿨한 사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옷도 처음 입을 때만 불편하다. 법으로 문화나 풍습을 바꾸다보면 마찰은 어쩔 수 없다.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겠지만 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대한민국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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