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은 문화를 싣고] 3호선 구파발역 - 작지만 의미 있는 역사를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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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은 문화를 싣고] 3호선 구파발역 - 작지만 의미 있는 역사를 담은 곳,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최종수정 : 2016-09-20 07:00:00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손진영 기자 son
▲ 은평역사한옥박물관./손진영 기자 son@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주변은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었다.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인 이곳은 도시보다 마을의 느낌이 강한 그런 동네였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과 이를 품에 안은 북한산의 풍경에는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정겨움이 있었다. 그러나 구파발역 인근도 개발의 손길을 피할 수 없었다. 은평뉴타운이 들어서면서 구파발역 주변은 이제 익숙한 서울의 일부가 됐다. 고층아파트와 상가들, 그리고 공사장이 즐비한 곳 말이다.

그러나 재개발이 부정적인 효과만 낳은 것은 아니었다. 과거의 한적했던 마을은 사라졌지만 대신 마을이 서있던 땅이 오랫동안 품고 있던 숨은 역사의 흔적이 모습을 드러냈다. 재개발 과정에서 땅 속에 묻혀 있는 유적들이 대거 발굴됐다. 4756기에 이르는 조선시대 분묘가 발굴됐으며 이중 약 42%의 분묘에서 부장품이 출토됐다. 자연스럽게 이를 보존하기 위한 방법도 함께 고민하게 됐다. 그 고민이 결실로 이어진 곳이 바로 은평역사한옥박물관(서울시 은평구 연서로50길 8)이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은평역사실. 손진영 기자 son
▲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은평역사실./손진영 기자 son@

3호선 구파발역 3번 출구에서 내려 7723번 버스를 타고 10여분 정도를 이동하면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하나고등학교 맞은편 은평 한옥마을과 함께 있는 이곳은 2005년부터 진행된 은평뉴타운 개발 당시 발굴된 다양한 인문·역사유물, 그리고 전통주거 공간인 한옥 관련 문화콘텐츠를 보존·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다른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를 함께 만날 수 있다. 상설전시실은 크게 '은평역사실'과 '한옥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2층의 은평역사실은 은평구의 역사, 그리고 뉴타운 개발 과정에서 발굴된 유물, 그리고 북한산이 품고 있는 은평의 유적 등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삼국시대부터 고려와 조선, 일제강점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는 은평구의 역사가 당시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그림, 유물 등과 함께 전시돼 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은평역사실. 손진영 기자 son
▲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은평역사실./손진영 기자 son@

3층의 한옥전시실에서는 한국의 전통가옥인 한옥 문화에 대해 보다 깊이 알 수 있다. 한옥의 변천사와 마루, 온돌 등에 담긴 한옥의 과학적 원리, 그리고 한옥 건축 과정 등 한옥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등록문화재 제229호 민형기 가옥의 사랑채의 일부분을 그대로 재현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한옥을 짓는 과정을 모형으로 전시해 한옥이 지닌 자연친화적인 매력도 느낄 수 있다.

한옥전시실 맞은 편에 있는 기획전시실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특별 전시를 개최한다. 현재는 '자연의 빛으로 지은 우리옷, 강종순 한복' 전(展)이 진행되고 있다. '은평 한(韓)문화특구'의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지역 내 작가를 일반인에게 소개하는 장으로 마련된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은평구에서 한복 디자이너로 20년 이상 활동하고 있는 강종순 작가의 엄선된 대표작 50여점을 소개한다. 조선시대 정통 궁중복부터 현대적인 창작복까지 다양한 한복을 만날 수 있다. 다음달 13일까지 열린다.

전시 외의 교육·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아이들을 위한 박물관 체험 프로그램은 물론 성인을 대상으로 목가구와 한옥 관련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자연 환경이 뛰어난 곳에 위치한 만큼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박물관 옥상에 있는 용출정과 삼각산전망뜰에서 북한산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한옥전시실. 손진영 기자 son
▲ 은평역사한옥박물관 한옥전시실./손진영 기자 son@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대형 박물관에 비하면 전시물의 규모가 소박한 편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 속에서 가까스로 모습을 드러낸 역사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자 하는 노력이 곳곳에서 느껴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은평뉴타운 개발 과정에서 이토록 많은 유물이 발굴된 것은 오래 전 이곳이 집단 매장지로 쓰였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한양 도성과 도성 사방 10리에는 무덤을 쓰지 못하도록 했다. 매장이 금지된 지역 바로 바깥에 위치한 곳이 현재 은평뉴타운이 들어선 진관내·외동이었다.

한때 죽은 자의 땅이었던 곳이 지금은 고층 아파트들로 가득한 삶의 터전이 됐다. 아이러니한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역사는 그렇게 삶과 죽음이 거듭 쌓이며 흘러가는 법이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은 역사의 대단한 순간을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서있는 이 익숙한 땅도 작지만 나름의 역사를 지니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바라본 북한산의 풍경. 손진영 기자 son
▲ 은평역사한옥박물관에서 바라본 북한산의 풍경./손진영 기자 son@

◆ 은평역사한옥박물관

-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 휴관일: 1월 1일, 설날, 추석, 매주 월요일(다만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그 다음 날 휴관), 은평구청장이 정하는 휴관일

- 관람료: 어른 1000원, 초·중·고 및 군경 500원, 영유아·노인 무료

- 찾아가는 길: 3호선 구파발역 3번 출구에서 7723번 버스 이용·3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에서 701, 7211번 버스 이용(하나고·진관사·삼천사 입구에서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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