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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쌤의 키즈톡톡] 부모가 경청할 때 아이의 언어발달 능력이 향상된다.

노은혜 언어치료사.



언어발달이 급속도로 향상될 무렵에 아이들은 호기심쟁이, 수다쟁이가 된다.

어떤 아이들은 유치원에 다녀와 작은 입술을 꼼지락거리며 조잘조잘 엄마에게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 '엄마 오늘 유치원에서 수진이가 치마를 입고 왔는데~'라며 사소하게 있었던 일부터 자랑하고 싶었던 일까지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어 한다.

이렇게 아이들이 경험했던 일을 말로 표현할 때 다양한 발달과제가 향상된다. 첫째로 아이들은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경험했던 일 중에서 핵심 사건을 떠올려 정리한다. 이러한 과정은 자신의 생각을 언어로 구체화하여 정리하는 기술을 발달시킨다. 둘째, 경험했던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적절한 단어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함으로 어휘력과 문장 구성 능력이 향상된다. 셋째, 친구와 다투었거나 감정적으로 힘든 일을 전달할 때 아이는 스스로 그때 느꼈던 감정을 단어로 선택하며 감정에 빠지지 않고 자신이 느끼는 부정적 감정들을 객관적으로 대할 수 있게 된다.

즉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과 자기통제력이 발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좋아하는 아이들은 언어발달 능력이 뛰어남은 물론이고 자기표현능력과 함께 공감능력 또한 좋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이렇게 중요한 발달과제들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자기표현능력을 활용하진 않는다. 어떤 아이들은 부모에게 전달해야 할 중요한 이야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을 하지 않는다. 답답한 부모가 '오늘 유치원에서 뭐했어?'라고 물어봐도 '몰라' 내지는 '그냥'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는 대화를 이어나가고 싶어서 '엄마한테 이야기 좀 해봐 밥은 뭐 먹었어? 오늘 재미있었어?'라고 묻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묵묵부답이거나 대화가 짜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언어발달과 자기표현능력의 차이를 만드는 요인은 무엇일까? 바로 부모의 경청이다. 물론 아이의 성향과 기질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부모의 경청 태도는 선천적인 것을 뛰어넘을 만큼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어떤 부모의 경청 태도가 아이의 자기표현능력을 발달시킬 수 있을까? 경청을 잘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 아이의 이야기 자체를 가치롭게 여긴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과 기분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하던 집안일도 멈추고 아이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다. 아이가 표현하기에 편안한 분위기를 온몸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야기의 주도권은 늘 아이에게 있다. 아이가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음~, 그랬구나~, 아이고~, 진짜?, 신기하다, 멋진 생각이야'등의 표현으로 다양한 추임새를 넣는다. 그러면 아이들은 더욱 신이 나서 이야기하게 된다. 또한 자세를 낮춰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온전하게 아이가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 준다.

이러한 부모의 경청은 아이가 부모로부터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긍정적 느낌들은 부모와의 대화 시간을 즐겁게 만든다. 이러한 과정들은 선순환을 이루어 아이가 스스럼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감정을 드러낼 수 있게 한다. 부모의 경청은 아이의 언어표현능력뿐만 아니라 정서발달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아이의 자존감이 발달함은 물론이고 부모가 자신의 이야기를 수용해주고 공감해줄 때 아이의 공감능력 또한 발달한다.

잘 발달된 공감능력은 아이가 또 다른 집단에 속해 친구들에게, 선생님에게, 또 다른 어른들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결국 부모의 경청은 요즘 시대에 부모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에게 가르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아이의 사회성 발달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이다.

아이가 부모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아 고민이라면, 아이와 깊이 있는 대화가 부족해 아이의 감정을 헤아리기 어렵다면 아이에게 '엄마한테 말 좀 해봐'라고 하기 전에 이제껏 아이가 말을 걸어올 때 어떤 태도로 들었는지 점검해보자.

아이들은 언제나 부모와의 소통을 기다리고 있다. 늘 부모의 사랑을 원하고 있다. 좌절된 경험들로 인해 잠긴 아이의 입술은 부모가 곱절의 노력을 한다면 처음 말을 배울 때와 같이 활짝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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