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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6)보편적인 것 말고 독창적인 것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 소장(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필자는 동시통역사이다. 말 그대로 한국어와 외국어를 통역하는 일이다. 인간이 모국어 외에 한 언어를 습득한다는 것은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만큼 인내가 필요한 일이며, 새로운 하나의 언어를 모국어처럼 마스터한다는 것은 나 아닌 또 다른 한 사람의 인생을 사는 것과도 같은 느낌이다. 단지 말의 전달에 그치는 기술(technician)적인 문제가 아니라, 상대에 대한 정서와 문화 등 많은 이해가 기반이 돼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간혹 주위에서 보면, 누가 몇 개 국어를 한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물론 사실일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동시통역사나 외교관처럼 외국어를 모국어 수준으로 한다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아주 특수한 환경에 놓인 예외적인 경우도 있겠지만, 필자가 경험한 바로는 대부분 그렇다.

필자는 대통령의 전담통역관 시절과 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시절 주로 영어를 사용했다. 가끔 필요에 따라서는 약간의 일본어도 사용했지만, 주 언어는 영어였다. 몇 개 국어를 사용한다는 기준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흔히 사람들이 얘기하는 기준이라면 필자 역시 5개 국어의 사용이 가능하다. 필자의 기준은 한국어 수준으로 마스터 했느냐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다국어 사용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십여 년 전부터 대한민국은 영어 열풍이다. 대학생들의 어학연수는 필수가 돼버렸고, 이미 조기유학도 트렌드가 돼 있는 분위기다. 직업상 이런 상황에 대해서 간혹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언어가 아닌 특정 영역의 공부를 좀 더 넓은 세상에서 깊이 있게 습득하기 위해서라면 찬성이지만, 단지 언어가 목적이라면 구태여 외화까지 낭비하며 그럴 필요가 있나 하는 회의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한다.

필자는 동시통역사가 되고, 외교관 생활을 하기 전까지 학창 시절 단 한 번도 외국에 나가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수많은 외국의 유명 인사들의 연설문을 수도 없이 반복해 듣고 외우고, 하루에도 수백 개의 단어를 외우기도 했다.

그런 학창 시절을 보낼 때 함께 시험을 준비하던 친구들 중에는 외교관의 자녀도 있었고, 부친의 사업상 외국생활을 오래한 친구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 친구들 대부분은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겠나.

어떤 목적과 플랜을 가지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스스로를 목적에 어떻게 집중시키고 노출시키느냐의 전략에 따라 얼마든지 마스터할 수 있는 것이 비단 외국어 뿐 만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필자의 경험이기 때문에 좀 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 어떤 일을 성공시킴에 있어서 가장 근본은 자신의 전략과 노력이라는 것이다. 남들도 아는 이미 보편화 되어있는 방법을 꼭 선택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보편화된 방법이 나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필자는 세 아이의 아빠지만 아이들을 어학원에 보낸다든지 영어에 대해 어떤 특별한 교재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일일이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 한두 가지를 소개하자면 무조건 오프라인 영어사전을 찾아보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단어를 외우기 전에 바로 전에 암기한 단어를 반드시 테스트 하는 것을 지키는 편이다. 이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만들어낼 충분한 경쟁력 있는 노하우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언어와 마찬가지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슨 일이든 보편적인 것을 따라가기 보다는 빠르게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노하우가 쌓여갈 때 보다 더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을 하든지 '카더라 통신'을 믿지 말자. 타인의 노하우는 그에게 맞는 것이지, 그것이 반드시 내게도 보장된다는 생각을 버리자. 아무리 값비싼 옷이라도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내 자신의 고유한 것을 개발하며 습득해 나갈 때 그것이 성공을 판가름 하는 가장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장(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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