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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쌤의 키즈톡톡] 아빠 육아가 아이의 언어발달을 향상시킨다.

노은혜 언어치료사.



이제는 아빠도 육아에 참여해야 하는 시대이다. 엄마의 조력자가 아닌 공동 양육자로서의 참여가 필요하다. 사회적 구조가 변화함에 따른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발달과제와 연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연구와 미디어에서 아빠의 육아 참여가 아이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연구에서도 아빠 육아의 중요성을 밝혔다. 2세 아이를 둔 맞벌이 부부가 집에서 아이와 놀이할 때의 과정을 비디오로 촬영하며 부모가 아이와 놀이할 때 다양한 단어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 분석해 보았다. 1년 후 언어능력을 측정한 결과 아이와 놀이할 때 다양한 단어들을 사용한 아빠를 둔 아이들이 3세가 되었을 때 언어능력이 훨씬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 혼자 다양한 단어를 아이에게 들려주는 것보다 아빠의 언어자극이 아이의 언어발달에 큰 영향을 주었다. 언어발달뿐만 아니라 아이의 뇌 발달에도 아빠 육아가 아주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다.

아기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을 이해한다면 아빠 육아가 왜 중요한지 보다 이해하기 쉽다. 아기는 생후 8주 이전에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를 구분할 수 있다. 이때부터 시작해 언어를 배워나가는 동안 아이들은 한 사람의 언어자극을 반복해서 듣는 것보다 다양한 사람의 목소리로 단어를 들을 때 언어를 더욱 빨리 흡수한다. 작은 맥락에서 보면 '아빠는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기에 이 원리로 인해 언어발달에 도움을 주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을 뛰어넘을 만큼 중요한 언어발달 촉진자로서의 아빠의 역할이 있다.

엄마와 아이가 놀 때 언어 패턴을 관찰해보면 대부분 '코끼리가 엄청~ 크네', '뱀이 슈욱슈욱 아이 징그러워~', '뱀이 코끼리한테 밟혔데 아야 아야 아파 저리가~~', 등의 언어표현이 자주 나타난다. 즉 엄마는 아이에게 꾸미는 말과 함께 감정과 관련된 어휘를 많이 들려준다. 놀이 또한 정적인 놀이가 많다.

그러나 아빠와 아이의 놀이 속 언어 패턴은 다르다. 아빠는 엄마처럼 감정을 입 밖으로 꺼내어 들려주거나 꾸밈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몸 놀이 형태로 도망가며, 쫓으며, 깔아뭉개며 놀이를 한다. 이러한 놀이를 하며 '아빠가 잡으러 간다~', '점프!', '거기 서라! 도망가도 소용없지~' 등 역동적이며 행동적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엄마와 정적으로 책을 읽거나, 역할놀이를 하며 접하는 언어자극과는 전혀 다른 표현들이다. 물론 엄마 아빠의 성향에 따라 반대가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이러한 언어 패턴을 가진 놀이가 진행된다.

이는 바로 남녀의 차이에서부터 비롯된다. 여자는 말을 할 때 감정의 요소를 관장하는 뇌 부위가 자극되고, 남자는 감정보다 행동적 요소를 관장하는 뇌 부위가 자극되기 때문이다. 결국 본능적으로 다르게 행해지는 엄마와 아빠 놀이가 언어적 자극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같은 '먹어' 단어를 말하더라도 엄마가 '코끼리야 밥 먹자~ 우와 맛있겠다.'와 아빠가 말하는 '우왁! 나는 괴물이다! 철민이를 잡아먹겠다'는 전혀 다른 맥락 안에서 사용된다. 아이는 이 과정들을 통해 상황적 맥락에 따른 언어를 골고루 습득할 수 있다. 이러한 언어기술의 습득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화용 언어 즉 사회성 언어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즉 아빠 육아는 비단 아이의 언어발달뿐 아니라 뇌 발달을 골고루 자극해 전뇌를 발달시킨다.

이토록 중요한 아빠 양육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엄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엄마는 아빠가 행하는 놀이와 소통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엄마들이 생각하기에 '아빠의 언어표현이 너무 거칠다', '놀이가 너무 공격적이진 않나?'라고 생각하는 자극은 아빠만이 줄 수 있는 아이의 성장 과제들이다. 엄마가 인정해주는 상황 속에서 아빠가 아이와 놀이하며 스스로 유능감을 가질 때 아이들은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아빠 또한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긍정적인 사이클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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