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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이코노미] '혼밥 아닌 폰밥'…빠른 메뉴만 손님 몰려 '혼밥집도 양극화'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한 혼밥전용 식당에서 혼밥족이 스마트폰을 하며 홀로 밥을 먹고 있다. /채신화 기자



솔로·1인 가구 등 '나홀로족'이 급증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연애·결혼·출산 등을 포기하는 N포세대가 등장하면서 10곳 중 4곳이 1인 가구로 자리 잡고 있다. TV에서도 솔로의 일상을 보여주는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등 점점 솔로가구가 자연스러워지는 모양새다.

혼자 먹는 밥인 '혼밥'에 대한 인식도 변했다. 바쁜 일상에 간단한 1인용 식사는 실용적인 식사 형태로 각광받고 있다. 혼밥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기자가 혼밥을 체험해봤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혼밥전용 식당에서 판매하는 1인용 보쌈 메뉴 /채신화 기자



◆ 혼밥 아닌 폰밥?

10일 오후 6시 40분. 서울 동대문구 한 대학가 근처의 혼밥 전용 A보쌈집을 찾았다. 대개 저녁식사 시간엔 식당이 어수선한 반면, A식당은 조용했다. 약 25개 좌석에는 4명 정도가 식사 중이었는데, 모두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있었다. 기자도 혼밥의 묘미를 느끼기 위해 가장 구석자리에 자리 잡았다.

메뉴는 4가지 정도로 간단했다. 식사량에 따라 대·중·소 사이즈를 고를 수 있으며, 가격은 4000원에서 8000원까지다. 대부분 '중'자로 주문했고, 식사는 밥과 수육, 반찬 등이 1인용 도시락 용기에 정돈돼서 나왔다.

기자는 식사 중에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뉴스를 보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고, 일과 중 처리 못한 일들을 마저 하기도 했다. 스마트폰에 빠진 손님은 기자만이 아니었다. 대학생 임 모씨(남·25)는 자리에 앉자마자 익숙한 듯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그는 "군대 다녀와서 복학했더니 학교에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공부할 것도 많아서 밥을 혼자 먹을 때가 많다"며 "보통 보쌈은 2만원은 줘야 먹을 수 있는데 여기는 딱 1인분 가격만 내고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임씨 외에도 혼밥족들은 대부분 밥보다는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혹은 예능 프로그램 등을 보곤 했다. 식사 도중 전화를 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하기도 했다. 혼자지만 완벽한 혼자는 아닌 셈이었다.

10일 오후 7시 30분경 서울 동대문구의 한 혼밥전용 식당에서 혼밥족이 홀로 밥을 먹고 있다. /채신화 기자



◆ 라면 메뉴 혼밥집은 '만원'…보쌈 메뉴 혼밥집은 '썰렁'

잠시 후 여대생들이 짝을 지어 들어왔다. 인구밀집지역인데다 비교적 저렴한 1인 메뉴에 여럿이 오는 손님도 가끔 눈에 띄었다. 하지만 여대생들의 가세에도 불구하고 식당은 지나치게 한산했다. 시끌벅적한 대학가 식당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였다.

A식당 직원에 따르면 대학가에 위치한 만큼 학생들이 주고객인데, 저녁시간엔 주로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찾는다고 한다. 혼밥 전용 식당은 주로 나란히 앉는 일자형 테이블을 사용하고 있어 함께 온 사람끼리 마주보고 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이유만은 아닌 듯했다. A식당과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는 또 다른 혼밥 전용 B식당은 라면을 주메뉴로 하고 있는데, 손님이 끊이질 않고 있었다. 식사 시간 때마다 좌석이 꽉 차서 하루에도 수 십명씩 헛걸음을 할 정도다.

이에 대해 A식당 직원은 "혼밥 하는 분들은 보통 빨리 먹고 빨리 일어설 수 있는 메뉴를 선호하는 것 같다"며 "보쌈은 쌈을 싸 먹어야 하는 메뉴라서 아무리 1인 메뉴라도 식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아직까진 찾는 이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B식당 직원의 생각도 같았다. 그는 "혼자 살 때 라면을 많이 끓여먹는 이유가 빨리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들 바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녁 식사 시간이 끝나갈 무렵인 8시께 야근 후 들렀다는 최 모씨(28)는 자리에 앉자마자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혼밥족이라는 방증이다. 그는 "평소 혼밥 전용식당이 아니더라도 조용히 혼자서 식사할 수 있는 곳에 자주 들른다"며 "혼자 살면 밥을 잘 안 챙겨먹게 되기 때문에 밖에서 먹을 때 가격이 조금 있더라도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을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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