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의 탕탕평평] (14)강남역 뉴욕제과를 기억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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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4)강남역 뉴욕제과를 기억하십니까

최종수정 : 2016-08-07 07:49:39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 소장 동시통역사·전 대통령 전담통역관
▲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 소장(동시통역사·전 대통령 전담통역관)

인간의 삶이란 참 각양각색(各樣各色)이다. 어떤 삶이 옳고 그르다의 기준은 없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삶이 가장 소중하기 때문이다. 물론 타인의 삶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이해는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지금의 세상은 너무 획일적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콘텐츠가 없다. 세상의 트렌드에 편승해서 무조건 이끌리는 삶. 인생이 너무 밋밋하고 아깝지 않은가.

비슷한 식당에 가고, 비슷한 장소에 여행을 가고, 남이 공유한 기사를 다시 공유하는 삶. 그 안에서 무슨 새로움과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까. 결국에는 자신의 인생 자체가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냥 획일적으로 공유되는 것이다.

SNS를 하다 보니 몇 가지 재미있는 점이 발견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이나 기본적인 소개조차 없다. 또 어떤 사람들은 항상 이미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기사나 명언들로만 자신의 계정을 도배한다. 어떤 사람들은 오로지 남을 관망하려고 친구신청만 한다. 또 현실적이지 못한 양적인 인간관계로 자기만족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냥 웃음만 나온다.

어찌 보면 서글픈 일이다. 아날로그에서 알아야 할 것을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을 통해 타인의 인생을 엿볼 수 있다는 게 조금은 씁쓸하며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지나친 문명의 발전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무엇이든 적당한 게 좋다. 우리가 편리함을 느끼는 만큼 우리의 심신은 느슨해진다. 사고와 생각이 없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또 다른 심각한 문제들이 야기될 수 있다. 그것은 삶을 영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무언가에 의해 사육(飼育)되는 것이다.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인간관계야말로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어설프게 많은 사람을 아는 것보다 소수라도 진심이 통할 수 있는 관계가 더 중요하다. 누굴 만나기 위해 일정을 잡고, 좀 수고스럽더라도 약속장소에 가고, 같은 공간에서 마주보며 대화하는 것이 더 소중하지 않을까. SNS나 메시지에조차 답변도 못 할 만큼 그렇게 각박한 세상이지만 말이다.

과거 편지를 보내고, 답신을 기다리던 그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다. 약속을 잡고 불가피한 일이 생겨 못 지키게 되면 연락할 방법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던 그 시절, 호출기가 울리면 공중전화를 찾아 줄서서 기다리던 강남역 뉴욕제과를 기억하는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사람에 의해 상처받고, 사람 무서운 줄 알아가지만 그래도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살고 있으며 살아가야 한다. 인류가 시작되면서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는 공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간과 마음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 정말로 진지한 인간관계를 원한다면 말이다. 혹여 내가 한동안 소홀해서 멀어지는 관계라면, 그것은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라.

하지만 웬만하면 자신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서야 한다. 본인의 실리를 떠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말이다. 또한 누군가가 내게 그렇게 다가올 때, 역시 순수하게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이겠는가.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 소장(동시통역사·전 대통령 전담통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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