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사회>사회일반

홈플 희망퇴직거부자 교육현장 가보니…하루종일 위탁 강의만

선릉역 인근에 위치한 교육장에서 교육중인 직원들. 이들은 이곳에 앉아 하루 9시간 노트북을 통한 인터넷강의를 듣는다. /김성현 기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뀐 홈플러스가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들에게 하루 9시간의 인터넷 강의를 듣도록 강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강의는 강사도 없이 출석체크하는 감시직원이 자리를 뜰 때마다 체크를 한 후 자주 자리를 비우면 결근처리하는 등 사실상 '면벽근무' 못지 않은 인권침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메트로신문이 홈플러스가 희망퇴직을 거부한 직원들이 부당한 교육이 자행된다는 제보를 받아 현장취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이같은 실태가 민낯을 드러냈다.

선릉역에 위치한 교육 위탁기업 H사의 교육장이 홈플러스 퇴직거부자들의 교육장소다. 이 곳에서는 하루 9시간 실무와 관계없는 인터넷강의를 들어야 했다.

당초 교육 대상자들은 2개월이라는 시한부 교육을 수강할 것이라고 통보받았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홈플러스가 교육 용역을 준 업체. 선릉역 인근에 임대사무실을 직원 교육장으로 쓰고 있다. /김성현 기자



실제로 이곳에서 강의를 수강 중인 A씨는 "약속한 2개월을 넘어 4개월째 접어들었지만 본사에서는 별다른 통보가 없다. 하는 수 없이 교육장을 매일 찾는데 이 과정에서 중도에 퇴사를 결정한 이들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처음 교육이 시작될 때 6명이던 홈플러스 직원은 2명이 퇴사하고 4명만 남은 상태다.

오전 9시께 교육장에 도착한 직원들은 15평 남짓의 교육장에 들어서 노트북을 펼친다. 노트북에는 수백 개의 강의 파일이 설치돼 있다. 확인된 일부 강의는 5~6년 전 제작된 것으로 현재의 실정과 괴리감이 있는 것도 많았다

교육장에 도착한 직원들은 오후 6시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강의를 들어야 한다. 교육장 뒷자리에는 자리를 비울 때 감시하는 직원 하나가 배치돼 있다.

하루 9시간씩 이틀이면 한달 분량의 인터넷 강의 수강이 완료된다. 이틀동안 한달치 강의를 듣고나면 시험을 치러야 한다.

시험은 주관식 50점, 객관식 30점 기타 20점으로 80점이 넘지 못할 경우 비수료로 처리된다. 비수료가 2회 누적되면 경고를 받게 되며 경고 2회 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B씨에 따르면 채점기준이 애매한 주관식으로 인해 사실상 80점을 넘기 어렵다고 한다. 또 인터넷 강의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지기 쉬워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교육을 통해 복직된 직원은 현재까지 1명뿐이다. 용역업체에 복직 기준을 묻자 본사 인사과 소관이라고 짤막하데 답한다. MBK나 홈플러스 인사팀은 교육 이후 한번도 교육현장을 찾은 적이 없단다.교육을 듣고 있는 한 직원은 "언젠간 복귀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텨왔지만 인사부에서는 우리 존재조차 모르는 것 같다"며 "빨리 사표를 쓰라는 회사의 압박으로 느껴진다"고 토로했다.지난 4월 홈플러스는 약 60여명의 부장급 직원들에게 사직을 요구했다. 본사는 직원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지금 사표를 쓴다면 위로금이 나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힘든 교육이 있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퇴사조건은 12개월치의 퇴직금과 근속년수 2년당 1개월치의 추가 위로금이다. 하지만 권고사직을 거부하고 교육을 받는 도중 퇴사를 결정할 경우, 교육 기간만큼 위로금 액수는 줄어든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교육 현황에 대한 문의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교육 현장 상황은 몰랐다. 확인후 답해주겠다"고 했으나 이후 연락이 없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