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은혜의 키즈톡톡] 말 늦은 아이 단어카드보다 '놀이'가 먼저
  • 플러스버튼이미지
  • 마이너스버튼이미지
  • 프린트버튼이미지
  • 카카오스토리버튼
  • 밴드버튼
  • 페이스북버튼
  • 트위터버튼
  • 네이버포스트버튼

[노은혜의 키즈톡톡] 말 늦은 아이 단어카드보다 '놀이'가 먼저

최종수정 : 2016-07-05 18:12:41
노은혜 언어치료사.
▲ 노은혜 언어치료사.

"여기 봐~ 엄마 따라 해 봐 '사-과!' '포-도!'" 말이 늦은 아이를 둔 부모님이라면 한 번쯤 단어카드를 들고 열심히 아이를 가르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이가 '사과!', '포도!'를 열심히 따라 말하고 그 과정을 즐거워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아이들은 엄마의 바람과는 달리 다른 장난감에 더 관심을 보이거나 오히려 짜증을 부리며 엄마를 잘 따라주지 않는다. 왜 아이는 엄마가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단어카드에 관심이 없을까?

아이의 이러한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들이 말을 배우는 과정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의 언어는 크게 수용 언어와 표현 언어로 나뉜다. 수용 언어란 아이들이 이해하고 있는 언어능력이며 표현 언어는 아이가 자신의 의사를 구어로 표현하여 전달하는 언어능력을 말한다. 아이들은 새로운 어휘를 배움에 있어 수용 언어가 먼저 발달되야만 표현 언어로 확장시킬 수 있다.

즉 부모가 말하는 단어를 듣고 선택하기가 가능하거나 단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상징들을 이해하고 있어야만 의미 있게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 없이 엄마가 일 방향적으로 알려주는 단어는 아이에게 무의미 과정 일 뿐이다.

설사 단어를 듣고 모방한다고 해도 의미 있게 단어를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 왜 그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흥미도 없고 관심도 없기 때문에 엄마가 '주세요 해야지'라고 해야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단순히 따라 말하기 식의 언어 패턴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아이의 언어발달을 향상시키고자 한다면 먼저 수용 언어를 어떻게 촉진시킬지 생각해야 한다.

수용 언어를 향상시킬 수 있는 건 바로 '놀이'이다. 아이들은 실제 사물이나 모형 등의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사물에 대한 상징을 확장시켜 나간다. 예를 들어 아이가 '공'이라는 단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엄마와 공을 던지고 놀며 발로 차기도 하고 만지고 흔들어보며 "'공'은 둥글고 던질 수 있고 굴러가는 것이구나"라고 공에 대한 상징 개념들을 쌓아간다. 또 놀이 상황 속에서 엄마는 자연스럽게 '공 던져요~ 엄마가 공 찰게~ 우와 공이 데굴데굴~'등의 표현으로 공에 대한 여러 가지 표현을 들려줄 수 있다. 이러한 과정들이 아이의 수용 언어 메커니즘에 차곡차곡 쌓이게 되어 결국 '공'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떤 엄마들은 '우리아이는 나랑 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놀이도 자주 하려고 하고 그럴 때마다 말도 많이 해 주는데 엄마가 들려주는 것엔 통 관심이 없어보여요'라고 말한다. 만약 우리 아이와 놀이 관계가 어렵다면 놀이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의 흥미와 관심보다는 엄마가 원하고 이끄는 대로 아이를 놀이에 참여시키는 것은 놀이의 주도권을 엄마가 쥐고 있는 것이다.

아이의 흥미에 따라 놀이를 시작했지만 아이의 행동이 답답하다고 해서 놀이 내용을 엄마가 만들어주거나 놀잇감을 먼저 선택하는 것도 좋지 않다. 또한 놀이 시간마저도 교육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서 아이에게 '이건 뭐야?', '이건 무슨 색이야?'의 식의 질문을 계속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놀이를 함에 있어서 주인은 아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엄마는 그저 아이가 이끈 놀이에 함께 참여하고 아이의 흥미를 함께 나누려 노력해야 한다. 아이의 흥미를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아이의 눈과 손끝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관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조급한 마음은 내려놓고 아이의 선택에 따라 엄마는 그저 반응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언어발달을 비롯하여 정서발달까지 촉진시킬 수 있다. 이러한 놀이가 가능해 지면 아이의 행동에 먼저 변화가 나타난다.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존중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놀이 과정 속에서 충분히 느낀 아이는 예쁜 미소를 띠며 자기가 원하는 장난감을 이것저것 가지고 와 엄마와 함께 공유하고 싶어 할 것이다.

아이들은 능동적으로 학습의 기회를 얻을 때 즉 가르쳐서 이해하는 것보다 내가 스스로 조작해보고 즐거움을 얻을 때 더 빠르게 배워 나간다. 우리 아이가 말이 늦어 고민이라면 단어카드보다 아이의 흥미에 따른 '놀이'를 시작해보자.

-노은혜 언어치료사는 부모교육 전문가, 언어 치료사, 학교폭력예방 상담사 ,부모아동 놀이지도 전문가, 상호작용 평가자, 보건복지부 언어장애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배너
많이 본 뉴스
핫포토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