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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자영업자를 유혹하는 것들



"다음에는 앱 말고 이 번호로 연락주세요."

익숙하게 배달앱을 통해 치킨을 주문했을 때다. 배달을 온 나이 지긋해 보이는 이는 아마도 치킨 전문점의 점주인 모양이다. 그는 요즘 각종 수수료때문에 너무 힘들다며 매장으로 직접 주문 전화를 주는 고객이 고맙다며 전화번호가 적힌 판촉물은 건넨다.

다양한 메뉴를 한곳에서 주문할 수 있는 배달앱은 편리함을 앞세워 수많은 브랜드가 경쟁을 하고 있다. 과거 피자나 치킨 전문점들이 고유 주문 전화번호를 광고를 통해 알렸던 것도 요즘은 배달앱이 대체하는 추세다.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아도 휴대전화에 저장하지 않아도 앱 하나도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배달앱의 장점이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신용카드 수수료에 본사에 지불하는 로열티에 이은 또하나의 부담이다.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다 최근 간판을 바꿔단 지인의 매장을 찾았다. 그 역시 각종 수수료는 창업 시 예상치 못한 복병이었다고 말한다. 그나마 커피전문점은 배달앱을 통한 배달서비스를 하는 브랜드가 드물어서 다행이란다. 그는 다른 고민으로 요즘 한숨을 쉬는 일이 많아졌다. 개인 커피전문점으로 전환하면서 재료 매입부터 신경쓸 일이 더 많아졌지만 수익성이 올라갔다며 만족하던 그였다. 그의 고민의 원인은 100미터 거리에 새로 문을 연 저가 커피전문점이었다.

그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도 가격은 3000원선, 아침시간에는 2500원에 할인판매를 해 제법 단골이 많다. 오래된 고객이 많아 저가커피전문점이 생겨도 당장은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창업시장에서는 '상권은 그대로지만 고객은 움직인다' 말이 있다. 고객은 그만큼 변화에 익숙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관대하다. 그 역시 이를 간과했다. 그는 지금 배달서비스를 고민 중이다. 초기 배달서비스 론칭을 알리기 위해 배달앱 서비스 이용도 고려하고 있단다. 최근에는 일정 가격 이상 주문하면 배달서비스를 해주는 커피전문점도 꽤 늘었다. 살아남기 위한 선택인 셈이다.

배달서비스를 고민하는 그에게 물었다. 저가메뉴를 선보이면 어떻겠냐고. 그는 절대 저가 메뉴는 없을 것이라며 단호한 표정을 짓는다. 이유는 지금까지 자신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재료로 만든 커피와 음료를 제공했는데 가격을 낮추는 순간 '그동안 폭리를 취했구나'라는 불신이 생길 수 있어서란다. 그리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원재료를 바꾸는 것도 고객을 속이는 행동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자영업자들은 수수료때문에, 또 경쟁브랜드로 인해 고객이 줄어서 등등 수많은 고민 속에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식재료 재사용이나 원재료 변동 등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단기간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약속을 지키겠다는 지인의 카페는 10년이 지난 뒤에도 살아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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