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국제>산업

지구촌 극단적 포퓰리즘 시험대 올랐다…'피의 대통령' 두테르테, 필리핀 통치 시작

>

시대적 유행이 되고 있는 극단적 포퓰리즘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세계화에 동참해 고속성장을 이뤘지만 뿌리깊은 부의 불평등에 고통받는 필리핀이 무대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신임 필리핀 대통령은 30일 취임식에서 "진정한 변화가 새 정부의 사명"이라며 대대적인 사회개조를 약속했다. 알자지라는 이같은 서약과 함께 필리핀 16대 대통령으로서 그의 6년 임기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나서 범죄자에 대한 '피의 처형'으로 사회적 혼란을 진정시키고, 혼란의 근본원인인 부의 불평등은 전문 관료에게 맡겨 치료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필리핀 사회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와 무법통치에 대한 공포 사이에서 술렁이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 벌써 가시적 성과

두테르테 대통령은 과거 남부 다바오시 시장 시절 '징벌자'로 불렸다. 자경단을 조직, 범죄자를 대상으로 헌법이 금지한 사형을 비공식적으로 집행했다. 시체는 다바오만에 던져졌다고 한다. 외부에서는 다바오시를 '살인의 수도'라고 비아냥거렸지만 정작 다바오 시민들은 '범죄 없는 도시'에 만족해 그를 수십년간 시장으로 선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선거 기간 수도 마닐라에서부터 시작해 같은 일을 벌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사실상 마닐라만을 범죄자들의 무덤으로 만들겠다는 약속 하나로 지난 5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제 그는 '징벌자'에서 '피의 대통령'으로 불린다.

취임후 6개월 이내 범죄를 소탕하겠다는 그의 공약은 벌써부터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전날 CNN필리핀을 비롯한 현지언론들은 필리핀 각지에서 마약범죄자들의 자수 행렬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필리핀 경찰이 취임식 전부터 범죄자에 대한 즉결처형 등 그의 지시를 실천에 옮긴 결과다.

◆불평등 완화, 외국인투자 허용 개헌

두테르테 대통령은 당선 당시 어떤 경제정책도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제자본의 불신을 받았다. 반대파들은 그의 국정운영 능력이 의심된다며 공격했다. 그의 경제정책은 카를로스 도밍게즈 재무장관 등 경제관료진이 조각된 뒤에야 나왔다. 두테르테 대통령 스스로 "나는 경제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법률가일 뿐"이라며 "나는 범죄와의 전쟁에만 힘쓰고, 경제는 전문가들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정권의 경제팀은 전 베니그노 아키노 정권의 경제성장 노선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도밍게즈 장관부터 아키노 정권의 농업부 장관을 지냈을 정도로 친기업·친자본 성향이다. 이들은 이미 재계총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국인 투자를 막고 있는 헌법조항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 등 세제개혁도 약속한 상태다.

다만 이 경제팀이 아키노 정권과 다른 점은 빈곤층 해소 등 적극적인 불평등 완화 정책을 편다는 점이다. 아키노 정권은 연평균 6% 성장율로 필리핀을 '아시아의 병자'에서 '떠오르는 호랑이'로 만들었지만 소수 가문에 의한 부의 독점을 막지는 못했다. 새 경제팀은 6년 동안 빈곤율을 최소 30~35% 줄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올해에만 정부 예산의 3분의 1을 공공 인프라 투자에 쏟아 부을 방침이다.

◆페이스북 생중계, "기대와 경각심이 함께"

이처럼 사회와 경제 전반에 걸쳐 대개혁을 약속한 두테르테 정권의 출범을 이날 필리핀 국민들은 흥분과 기대 속에 지켜봤다. 포퓰리즘 정권답게 두테르테 정부는 취임식을 해외의 국민들도 볼 수 있도록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했다. 필리핀 경제성장의 한 축은 해외파견 노동자들이다.

마닐라 시민인 제니 린드 엘마코는 알자지라에 "신선한 변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웃음 속에 속내를 숨기는 정치인이 아니다"며 "그의 리더십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말의 불안감은 남아 있었다. 그는 "시민들이 동시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통치를 전적으로 정부에만 맡기기에는 너무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