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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산업

브렉시트 쇼크, 세계화 기로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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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베를린장벽이 붕괴된 이후 세계질서는 한 방향으로 치달았다. 남아있는 나머지 장벽도 허물어 하나의 지구촌을 만들자는 것이다. 바로 세계화다.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세계화는 급물살을 탔다. 유럽에서는 유로화가 도입됐다. 북미대륙에서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맺어졌다. 세계화의 물결은 태평양을 건넜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다.

장벽이 하나씩 무너질 때마다 기업인들은 환호했다. 다국적기업이니 글로벌기업이니 하는 말이 유행했다. 위기가 없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아시아를 휩쓴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세계화의 위험성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자본의 절대적 지지 아래 무너지지 않았다.

그러나 탈냉전 이후 30년 가까이 세계를 지배한 세계화도 이제 기로에 서게 됐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은 반세계화의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마저 승리한다면 세계화는 치명타를 입게 된다.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단순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짓는 투표라는 의미를 넘어 '세계화에 대한 첫 투표'로 평가된다.

미국의 선거전략가인 프랭크 런츠는 브렉시트 결정 이후 타임지에 기고한 글에서 "브렉시트 투표는 국가우선주의와 세계화에 대한 투표였다"며 영국의 브렉시트 지지자들을 "탄광의 카나리아"에 비유했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돼 탄광이 급증, 일산화탄소 중독 사망자가 늘자 광부들은 막장으로 일하러 갈 때 카나리아를 데리고 갔다. 새는 인간보다 호흡과 대사속도가 빨라 일산화탄소 수치가 높아지면 광부보다 먼저 기절했기 때문이다. 탄광속 카나리아가 일산화탄소 중독사망에 대한 경보인 것처럼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은 세계화로 죽음 직전에 몰린 현실에 대한 경보라는 것이다.

미국 부시행정부의 경제사령탑이었던 글렌 허바드 역시 뉴욕타임스에 "세계화에 대한 깊은 불신이 투표결과에 담겼다"며 "브렉시트에 대한 시장의 (혼란스런) 반응은 금융충격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포퓰리즘과 자유경제질서에 대한 우려"라고 말했다.

실제 브렉시트에 나타난 표심이 이를 방증한다. 브렉시트에 찬성이 우세한 지역은 세계화로 인해 피해를 입은 노동자층과 저소득층이 몰려 있는 잉글랜드 중북부 지방이었다. 이곳 주민들은 이민자들에게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기는 경험을 했다. 자본가와 전문가들이 세계화의 혜택을 선전했지만 먹혀들리 없었다. 런던을 비롯해 금융자본가, 부유층, 고학력 전문직 등이 몰린 일부 지역에서만이 브렉시트 반대가 우세했다. 세계화의 수혜지역과 일치한다.

세계화에 대한 저소득층·노동자층의 반감은 영국만이 아닌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월가 점령' 시위, 스페인의 '분노하라' 시위, 프랑스의 '밤샘 시위', 홍콩의 '우산혁명'등이 시작이었다. 현재는 투표라는 정치행위로 번져가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지방선거에서 포퓰리즘 성향의 오성운동 여성후보들이 로마시장과 토리노시장에 당선된 사건, 오스트리아 대선에서 극우 성향의 자유당이 파란을 일으킨 사건, 프랑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이 부상하는 사건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미국 대선에서의 트럼프 돌풍이다. 마켓워치는 "친세계화 성향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반이민·반자유무역주의자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대결이 11월에 이뤄진다"며 "미 대선은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이은) 세계화 대 반세계화의 전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돌풍 역시 브렉시트와 마찬가지로 미국내 저소득층과 노동자층에 깊이 뿌리내린 세계화에 대한 반감이 원인이다. 디트로이트 북부와 같은 오래된 공장지대에서는 트럼프 광신도들이 넘쳐난다. 직장이 문을 닫거나 이민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경험을 한 사람들, 또는 그 가족들이다. 이들은 "NAFTA는 미국 사상 가장 몹쓸 짓"이라고 말한다. 자신들의 불행이 90년대 클린턴 행정부가 체결한 NAFTA에 있다고 생각해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트럼프에 대한 확고한 지지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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