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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달라고도 안했는데… 줬다 빼았긴 무상보육



[메트로신문 김승호 기자]2012년 초의 일이다. 이명박 정부가 난데없이 '무상보육'제도를 도입했다. 만 0세부터 2세까지 영유아에 대해 100% 보육료를 지급하는 것이 골자였다. 단, 어린이집에 보내야 보육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집에서 애를 키우던 전업주부들은 마음이 급해졌다. 너나 할 것 없이 젖먹던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줄을 섰다.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혜택'을 받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 안보내면 마치 불이익을 당하는 것 같았다. 어린이집을 비집고 들어갈 수도 없었던 엄마들은 한쪽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다 정부가 꺼내든 것이 양육수당이다. 어린이집에 보내는 가정엔 보육료를, 그렇지 못한 가정에는 양육수당을 준다는 것이었다.

어린이집은 '워킹맘' 아이들과 '전업맘' 아이들로 초만원이 됐다. 정부의 선심 덕분에 아이들은 친구가 많이 생겼다. 집에서 육아에 지쳤던 엄마들도 잠시 애를 맡기고 돌아다닐 틈이 생겼다.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데 이번엔 정부가 다시 말을 바꿨다. '맞춤형'이란 보육 제도를 꺼내들면서다.

'맞춤형'이란 전업맘에 맞춰 어린이집 이용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로 한정한다는 것이다. 대신 워킹맘 아이들은 오전 7시반부터 오후 7시반까지 12시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종일형'이다. 아이 때문에 부랴부랴 출퇴근을 해야했던 맞벌이 부부들은 잘된 일이다.

그런데 또다시 전업맘들이 불이익을 당하게됐다. 당장 7월부터 맞춤형 보육을 시작하면서 정부 지원금도 깎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어린이집들도 맞춤형 대신 돈이 되는 종일형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시간 조정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오전 9시에 애를 데려다주고, 오후 3시에 데려와야하는 것도 엄마와 아이에겐 스트레스다.

어린이집에서 꼭 반나절만 보내야하는 전업맘과 아이들이 역차별을 받게 된 것이다.

학부모는 '무상보육'을 해달라고도 안했다. 그런데 이제와서 줬던 것을 빼앗기는데 화를 안낼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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