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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영화 vs 영화] 틀을 거부하는 신선함, '비밀은 없다' vs '굿바이 싱글'

틀에 박힌 듯 만들어진 영화들이 지겹게 느껴진다면 6월 말 개봉을 앞둔 두 편의 한국영화가 그 아쉬움을 달래줄 것이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비밀은 없다'(감독 이경미), 그리고 29일 개봉하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이다. 자신마의 뚜렷한 색깔을 지닌 감독들이 손예진과 김혜수라는 충무로 대표 여자 배우를 내세워 기대를 갖게 하는 작품들이다.

영화 '비밀은 없다'./CJ엔터테인먼트



◆ 종잡을 수 없는 독특한 이야기

국회의원 선거를 15일 앞두고 유력 후보 종찬(김주현)의 딸이 실종된다. 종찬의 아내 연홍(손예진)은 딸을 애타게 찾아 나서지만 종찬은 선거에서 이기는 게 먼저라며 선거 운동에 매진한다. 홀로 경찰서와 학교를 오가며 딸의 흔적을 쫓는 연홍은 딸의 실종에 상상도 못할 비밀이 감춰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밀은 없다'는 2008년 공효진 주연의 '미쓰 홍당무'로 장편 데뷔한 이경미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을 맡은 '미쓰 홍당무'는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작품으로 개봉 당시 주목을 받았다. 이경미 감독은 그해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각본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비밀은 없다'도 박찬욱 감독이 각본에 참여해 전작 못지않은 독특한 분위기의 작품으로 완성됐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평범한 정치 스릴러다. 그러나 '비밀은 없다'는 양파의 껍질을 벗기듯 극이 전개될 수록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 전개를 보인다. 히스테릭하게 변해가는 연홍의 심리를 쫓아가던 영화는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딸의 감춰진 진실에 집중하며 색다른 정서를 만들어낸다. 결말에는 허를 찌르는 반전도 있다.

손예진과 김주혁은 '아내가 돌아왔다' 이후 8년 만에 이번 영화로 재회했다. 이번에도 두 배우는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부부로 변함없는 연기 호흡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비밀은 없다'는 김주혁보다는 손예진의 영화라고 해야 할 것이다. 손예진은 연홍을 통해 매섭고 서늘한 광기를 마음껏 펼쳐 보인다.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영화의 톤이 다소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다. 이경미 감독은 이런 복잡한 이야기 구성을 통해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자신도 모르게 '바보처럼' 살아가고 있는 여성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낯선 이야기 전개 속에서 영화의 주제를 끝까지 놓지 않는 연출력이 인상적이다.

영화 '굿바이 싱글'./쇼박스



◆ 민감한 소재 향한 따뜻한 시선

고주연(김혜수)은 자타공인 톱스타다. 근사한 집, 아름다운 외모, 그리고 변함없는 인기까지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다. 단 하나, 막무가내 같은 성격이 고주연이 갖고 있는 유일한 단점이다. 연하의 애인과의 결별로 스캔들에 휘말린 주연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편이 돼줄 단 한 사람, 바로 아이를 갖기로 결정한다. 문제는 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를 갖겠다는 것이다.

'굿바이 싱글'은 아이를 갖고 싶은 톱스타 주연, 그리고 뜻하지 않게 임신을 한 10대 소녀 단지(김현수)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독' '1999, 면회' 등의 독립영화를 연출했으며 '족구왕'의 각본, 제작, 기획을 맡았던 김태곤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다. 최근 드라마 '시그널'로 강한 인상을 남긴 김혜수가 주인공 고주연 역을 맡아 오랜만에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마동석, 김현수, 김용건, 서현진, 곽시양, 황미영 등 조연진도 탄탄하다.

톱스타의 임신 스캔들을 다룬 작품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영화는 보다 민감하고 심오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우여곡절 속에서 함께 지내게 되는 주연과 단지를 통해 영화는 10대 미혼모와 대안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풀어나간다. '스타'라는 이유로 외로움을 모르고 살았던 주연, 그리고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꿈을 꿀 여유마저 잃어버린 단지는 '계약 관계'로 만나지만 점점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며 정을 쌓아간다. 이를 통해 영화는 '언제든지 나의 편이 돼줄 수 있다면 핏줄로 연결되지 않아도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메시지를 따뜻하게 전한다.

김혜수는 일상적인 연기로 철없는 주연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만들어낸다. 지적인 이미지와는 상반된 사고뭉치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습이 꽤 재미있다. 또 다른 주연인 아역배우 김현수도 김혜수에 뒤지지 않는 연기로 존재감을 남긴다. 조연 캐릭터들도 기능적으로만 사용되지 않고 각자의 매력을 드러내 영화를 한층 따뜻하게 만든다. 쉽지 않은 주제를 무겁지 않게 풀어내 잠시나마 즐거운 기분을 느끼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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