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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기업 사냥꾼 PEF의 오해와 진실] (4)끝. 구조조정 제2, 3의 '론스타' 될 수도

PEF 투자기간 분포자료=자본시장연구원



"(앞으로 정리될) 한국 대기업들의 비핵심 사업에 관심이 많다."

지난 5일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조지 로버츠 회장이 국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내 비쳤다.

그는 "대기업의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이나 정부 구조조정 노력에 우리 같은 PEF가 도울 일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대기업이 핵심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을 매각할 때 발생하는 복잡한 상황에 우리는 많은 경험과 노하우는 물론 필요할 경우의 자금제공 역량까지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PEF가 멈칫 하는 사이에 외국계 PEF들이 국내 기업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KKR도 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내 PEF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론스타'의 악몽이 또 다시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PEF에 대한 부정적 시선

PEF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론스타 때문이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한국 기업 '사냥'은 외환위기 직후에 시작됐다. 범람하는 국내 부실채권을 싹쓸이한 론스타는 당시만 해도 국내 부동산·금융시장의 '구세주'로 불렸다.

그러나 15년 넘게 지나면서 그 구세주는 외국계 자본 가운데 '먹튀' 논란의 상징이 됐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외환은행 불법 인수·매각 의혹이 불거졌지만 수 조원의 차익을 챙겨 한국을 무사히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먹튀 논란'을 빚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5조원대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까지 냈다.

시장에서는 국내 M&A시장이 외국계 PEF의 놀이터가 될 수 있다고 걱정한다.

이미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곳도 있다.

KKR이 대표적이다. KKR은 한국에서는 2007년 만도 경영권 인수전에 처음 뛰어 들어 이름을 알렸다.

2009년에는 한국계가 주축인 홍콩 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함께 세계 최대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로부터 오비맥주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해 5년 뒤 6조2000억원에 되팔아 막대한 매각 차익을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에는 티켓몬스터를 인수한 데 이어 지금은 이랜드가 매각에 나선 킴스클럽의 우선협상대상자로서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외국계 PEF가 인수합병(M&A)시장 질서를 흐트러 놓는 사례도 있다.

일본계의 오릭스PE는 지난해 현대증권 경영권 지분 22.46%를 6500억원 가량에 인수하기로 합의하고 일본 본사와 국내 유동성공급자(LP)들로부터 자금 조달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그 영향으로 현대증권은 KB금융에 인수되기 전까지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극내 PEF 규제체계 개선 방향자료=자본시장연구원



◆연기금 등 위험자산 투자 사회적 합의 필요

전문가들은 토종 PEF의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주문한다.

채권단은 자율협약을 맺고 STX조선에 4조5000억원 자금을 투입하고도 살려내지 못했다. 덩치 큰 조선사의 구조조정을 위해 이 정도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국내 PEF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구조조정전문회사로 변신한 유암코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한 대형 법무법인 관계자는 "대기업의 비핵심 사업 정리 및 정부의 기업구조조정 여파로 조선·건설·해운·철강 업종 등에서 크고 작은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 인프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자본시장연구원 박용린 연구원은 "국내 PEF는 시장의 구조조정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경영권 확보형 부실채권 투자 방식은 많지 않다"며 "부실채권 투자를 통해 기업회생 경험을 갖춘 구조조정 전문 위탁운용사(GP)의 육성이 이뤄져야 하고 부실채권 투자를 위한 시장 인프라 형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주요 자금 출자자인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나 공제회 등이 적극적으로 투자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연기금 같은 경우는 보수적인 투자기관으로서 위험자산투자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현재 시스템과 같이 결과 책임론, 과정과 절차에 있어서 모든 것들이 제대로 됐다 하더라도 결과가 나쁘면 문책이 따르는 시스템 하에서는 적극적인 투자를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PEF들에게 애국심 만을 강요할 수도 없다. 지금껏 PEF는 자금회수(exit)에서 고개숙인 남자였다. 인수한 기업들을 계약 기간 내 다시 팔아 투자자에게 원금과 수익을 돌려줘야 하지만 시장 환경이 나빠지면서 갈등까지 종종 벌어지는 것.

현대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 PEF의 경우 자금회수 기간이 예상 외로 길게 걸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내 투자시장의 특성상, 자금이 당초 계획보다 장기화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투자→기업가치 개선→투자금 회수→재투자'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면 투자 기법과 경영을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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