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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석화업계, 훈풍 분다고 구조조정 나몰라라?... "선제적 준비해야"

금호석유화학의 여수공장 전경. 한국신용평가는 금호석화가 생산하는 부타디엔고무(BR)와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를 제 2의 TPA 후보군으로 꼽았다. /금호석유화학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석유화학업계가 저유가 영향으로 좋은 실적을 지속하고 있지만, 한화케미칼 외에는 사업 재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미래 대비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울산 석유화학 산업단지에 위치한 염소·가성소다(CA)공장을 25일 유니드에 매각했다. 가성소다 시장이 중국 기업들의 추격으로 공급과잉에 빠졌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공급(210만 톤)이 수요(130만 톤)를 크게 초과했다.

26일 석화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화업계 생산 제품 중 범용 제품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용 제품은 여러 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돼 수요가 많지만, 생산에 필요한 기술 수준이 낮아 후발 주자들도 쉽게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부가 지난 4월 19일 5대 취약업종으로 석유화학업계를 지정하며 예로 들었던 테레프탈산(TPA)이 대표적이다.

TPA는 음료수 병에 쓰이는 페트 병과 폴리에스터(PET) 섬유의 재료다. 2010년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660만톤을 생산해 360만톤을 수출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인 309만톤은 중국으로 공급됐다.

그러나 글로벌 TPA 수요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은 2012년부터 자국 내 생산을 꾸준히 늘려 2015년 연산 4800만톤까지 늘렸다. 100% 자체 조달이 가능해진 것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업체가 중국으로 수출한 TPA는 32만톤에 불과했다. 결국 한화종합화학은 TPA 생산량을 연 200만톤에서 160만톤으로 감산했고 롯데케미칼은 연 110만톤 규모 생산라인 가운데 50만톤을 고순도이소프탈산(PIA)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TPA는 자체 제품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SK유화는 연산 52만톤 규모의 울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문제는 국내 화학사들이 생산하는 제품 중 TPA 같은 범용 제품의 비중이 높아 언제든 제2, 제3의 TPA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자급률은 2012년 70%를 넘겼다. 2017년에는 83.1%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가장 위험이 큰 제품군으로 범용 합성수지 폴리스티렌(PS), 부다티엔고무(BR)를 든 바 있다. PS는 아시아 지역 생산능력이 수요의 188%에 달했고 BR도 151% 수준이다.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파라자일렌(PX), ABS 등도 위험성 있는 제품군이다.

한국신용평가 강병준 애널리스트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범용 제품 위주인 국내 석유화학업계 특성 상 TPA 사례는 향후에도 반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범용 제품 생산을 내수에 맞춰 줄이거나 중단했다. 에틸렌 생산 시설은 소규모 나프타 크래커(NCC) 위주로 폐쇄했고 합성수지도 가격경쟁력이 낮은 플랜트부터 가동을 멈췄다. 합섬원료도 마찬가지다. 2014년부터 미쓰비시화학의 NCC 폐쇄와 2015년 스미토모화학의 에틸렌 공장에 이어 아사히 카세이가 올해 NCC 작동을 멈췄다. 이들 기업은 30년 이상 된 노후장비를 보유하고 있었다. 노후 장비를 보수하는 대신 연료전지나 태양광, 전자·우주항공 소재 개발 등 고부가 제품 개발을 택했다.

일본은 국가 에너지 계획 역시 석유 중심에서 가스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급격한 유가 변동의 피해를 방지하는 한편, 지진이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선택에 국내 기업들은 역내 주요 생산시설이 가동 중단돼 공급이 줄었다고 반겼다.

정부는 자발적 인수합병(M&A), 설비 감축 등 석유화학업종이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하면 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CA공장을 매각한 한화케미칼 외 석화업계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석유화학협회 김평중 연구조사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석유화학 산업 역사가 짧아 범용제품 비중이 높다"며 "중장기적으로 범용제품을 고부가가치제품으로 대체하기 위해 각 기업들이 보다 선제적으로 연구개발과 생산설비 확충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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