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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스포일러 강박증



언젠가부터 '스포일러'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있다. 스포일러는 줄거리나 내용을 미리 밝히는 것을 뜻한다. 주로 영화에서 쓰였던 이 말은 이제 드라마를 넘어 예능 프로그램에서까지 쓰일 정도로 그 활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스포일러가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은 인터넷의 등장과 무방하지 않다. 과거에는 영화를 미리 본 관객이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는 범위는 주변 사람들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등장함으로써 불특정 다수에게 영화 내용을 미리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자연스럽게 스포일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인기 영화를 둘러싼 스포일러 논쟁이 거세다. 지난달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그리고 현재 극장가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는 '곡성'이 대표적이다. 두 영화는 개봉 전부터 기대가 높았던 작품들이다. 그래서 개봉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포일러를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여러 차례 올라왔다. 때로는 의도치 않게 스포일러를 담은 글이 논란으로 번지기도 했다.

스포일러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작품을 미리 보지 못한 이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사전 지식 없이 작품을 보며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 반면 작품을 미리 본 사람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렇게 상반되는 마음이 스포일러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포일러 논쟁이 작품이 지닌 의미보다 지나치게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인상이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 '곡성'에 대해서도 영화가 담고 있는 주제나 의미를 이야기하기보다 스포일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더 많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개봉한 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예고편 내용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스포일러를 지나치게 경계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곡성'도 범인의 정체에 대한 스포일러에만 집착하는 나머지 영화가 담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스포일러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때때로 강박증처럼 보인다. 그것은 즉흥적인 재미만을 추구하려는 현실의 반영일지 모른다. 물론 사전 정보 없이 작품을 접했을 때 느끼는 즐거움은 크다. 그러나 그것만이 작품에서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재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내가 네 아버지다"라는 유명한 대사마저도 스포일러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대사를 알고 볼지라도 '스타워즈'의 재미는 반감되지 않는다. 스포일러가 작품 감상을 방해하는 요소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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