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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철강/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의 부활이 해운-조선업계에 던진 교훈

삼성엔지니어링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국내 산업 구조조정의 귀감이 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2008년 완공한 사우디아라비아 샤르크 에틸렌글리콜(EG) 플랜트 전경. /삼성엔지니어링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삼성엔지니어링이 박중흠 사장의 지휘 아래 경영정상화를 이뤄 조선·해운업 등 국내 주요 산업 구조조정의 귀감이 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5년 4분기 219억원에 이어 2016년 1분기에도 266억원 흑자를 달성했다. 연말 마무리되는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가스와 아랍에미레이트(UAE) 카본블랙(CBDC) 정유공장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올해 영업이익 2280억원 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2010년대 초반 7000억대 영업이익을 이어오던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년 1조28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161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가 다시 2015년에 1조454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이처럼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은 해외 저가 수주 때문이었다. 업계는 2010년을 전후해 해외에서 출혈 경쟁을 펼치며 플랜트 수주에 집중한 바 있다. 대량의 프로젝트를 수주했지만 개별 프로젝트에서 남는 비용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나마도 발주처 대부분이 중동에 편중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저유가가 더해지며 상황은 빠른 속도로 악화됐다.

2012년 초반까지 배럴당 123달러까지 올랐던 국제유가는 2014년 중반부터 폭락을 거듭해 올해 초 20달러 중반까지 주저앉았다. 국가 재정의 대부분을 원유 수출로 감당하던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상황이 악화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동 국가들은 국가단위 프로젝트를 동결하고 설계변경 등 추가 비용 청구를 거부하는 한편, 완료된 사업에 대해서도 대금 지급을 미루는 등 몽니를 부렸다.

삼성엔지니어링도 2011년과 2012년 중동에서 따낸 사업에서 큰 손해를 봤다. 사우디 샤이바 가스와 얀부 발전, UAE CBDC 등 3개 프로젝트에서만 1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고 사우디 마덴 알루미늄·이라크 바드라 가스 프로젝트에서도 26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냈다.

◆선택과 집중… 잘 하는 분야 '올인'

과도한 경쟁으로 손해를 본 상황에서 박중흠 사장이 2013년 8월 삼성엔지니어링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며 무리한 수주를 지양하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 수익성 관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저가 수주한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며 새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엔 철저한 사업성 검토가 뒤따랐다.

박 사장은 지난해 말 "과거에는 사업 확장을 위해 무리한 수주 경쟁도 피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엔지니어링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틸렌, 비료, 가스, 산화에틸렌(EO)·에틸렌글리콜(EG) 등 4대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수주한 말레이시아 라피트 사업(에틸렌 플랜트)과 미국 루이지애나 MEG-1 프로젝트(EG 플랜트)가 대표적이다. 특히 말레이시아 라피트 사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의 입찰가가 경쟁사에 비해 높았음에도 낙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인 신성장동력 모색도 이어가고 있다. 북미시장과 바이오 시장, 화학 플랜트 개보수 사업, 액화천연가스(LNG) 등이다. 올해 들어 수주한 사업도 삼성바이오로직스·한미약품 플랜트 등 바이오 산업에 초점이 맞춰졌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선택과 집중, 유상증자, 구조조정을 통해 대규모 적자에 시달렸던 삼성엔지니어링을 정상화시키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과감한 유상증자 통한 현금 조달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월 1조2000억원대 유상증자에 성공하며 자본잠식도 해소했다. 박 사장은 "재무구조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3500억원 규모 상일동 본사 사옥을 매각해 운영자금을 확보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조2651억원(1억5600만 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고 이재용 부회장도 이에 삼성SDS 지분 158만7000주(2.05%)를 처분하며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를 지원할 뜻을 밝혔다.

당시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엔지니어링을 매각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러나 삼성엔지니어링의 자구 노력에 이 부회장이 힘을 실어준 셈이다. 결국 우리사주조합에서 3120만주 100% 청약을 달성했고 구주주 물량에서 1억2469만7028주(99.93%)가 청약됐다.

3500억원 상당인 본사 사옥도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박 사장은 "사옥 매각을 추진하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며 "무리한 매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옥 매각이 난항을 거듭하자 지난달 23일에는 기자들에게 "(사옥)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건물을 통째로 임대해줄 것"이라며 자구책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무급휴직과 구조조정… 노사가 공감한 고강도 자구책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삼성엔지니어링의 정상화에 기여했다.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에는 희망퇴직으로 전체 인원의 11.8%에 해당하는 815명이 회사를 떠났다. 남아있는 삼성엔지니어링 전 임직원도 고통 분담에 나섰다. 삼성엔지니어링 직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개월씩 무급순환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는 처음 있는 일이다.

12월 삼성그룹 목표달성장려금(TAI) 지급에서도 삼성엔지니어링 직원들은 제외됐다. 박 사장은 "최근 3년간 직원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며 "고통을 분담해준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힘쓸 것"이라며 정상화 이후도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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