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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실종아동 캠페인] 정원식씨의 절규 "지하철서 전단지 잘 받아줬으면…"

"딸 살아있다면 38세…생사여부만이라도 알고파"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 정유리/메트로



많은 가족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자녀의 손을 잡고 가족 나들이에 나설 시간 애타는 마음으로 가족의 품으로 자식이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부모가 있다. 25년 전 실종된 딸 정유리(당시 13세)양을 찾고 있는 정원씨도 그 중 하나다.

정 씨는 딸이 실종된 1991년 8월 5일을 잊지 못한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시골에서 할머니 손에 길러진 유리 양은 모처럼 아빠를 만나러 안산으로 온 날 가까이 살던 사촌집에 놀러갔다가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처음에 신고했을 때 경찰이 단순 가출로 수사를 벌였어요. 그런데 딸 아이와 함께 놀던 조카들의 말을 들어보니까 가출이 아니더라고요. 유괴를 당한 거더라고요. 아줌마랑 아저씨가 데리고 갔다는 말을 듣는데 억장이 무너졌죠."

정 씨는 당시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딸을 찾는 데에 전념했다. 그당시 인신매매가 많았던 터라 집장촌과 술집 등 발길 닿는 데로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3,4년 흐르니까 집안꼴이 말이 아니더라고요. 다시 직장생활은 하고 있지만, 주말에는 무조건 유리를 찾으러 나서죠. 지금 이 순간도 가슴이 미어져요. 유리 밑으로 자식이 둘이나 있지만, 이 애가 계속 생각나는 이유는 애가 할머니 손에서 길러졌거든요. 동생 둘은 직접 제가 키웠지만… 그때 어머니도 자책 많이 하셨어요. 괜히 데리고 올라왔다고 우시기도 엄청 우셨죠. 저도 그러면 안되지만, 원망 많이 했고요."

세월은 흘러 딸의 나이도 어느덧 38세가 됐다. 딸의 생사 여부를 알 수 없기에 정 씨는 더욱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라는 죄책감에 마음 편히 잠을 잔 적도 없다.

인터뷰가 끝날즈음 정 씨는 한 가지 부탁이 있다고 했다. "더 많은 사람에게 실종 전단지를 나눠주려고 하다보니 지하철 역까지 가게 된다"며 "한명이라도 더 관심가져주길 바라는 아버지의 심정을 역 관계자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어렵게 속내를 털어놨다.

"살아있다면 다 큰 어른이 됐을텐데…. 생전 한 번이라도 보는 게 소원입니다. 그게 어렵다면 생사 여부만이라도 알았으면 좋겠네요."

딸을 찾는 것이 삶의 전부가 되어버린 정 씨는 오늘도 딸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며 집을 나선다.

오는 25일은 세계 실종아동의 날이다. 실종아동의 날은 1979년 미국 뉴욕에서 6살 아동이 유괴 후 살해된 날을 기억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관련 행사를 열고 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자녀가 어디론가 사라져 비통에 빠진 가정이 있다. 부모들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자녀가 어디엔가 살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생계를 제쳐놓고 전국 복지시설 등 사방팔방으로 아이를 찾는다. 팔순 나이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돌리는 부모도 있다.

무엇보다 실종아동과 남은 가족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하다. 실종아동 전단지를 선뜻 받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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