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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부동산 시장에서 사고 팔리는 'SH공사 철거민 특별 분양권'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서울시와 SH공사가 철거민·재개발지역 주민을 위해 마련한 공공주택 장기전세 특별공급 분양권이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부동산 업체들이 철거민·재개발지역 주민들의 건물 소유권을 중개하며 일반인에게 공공주택 특별공급 분양자격을 알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시민 주거안정을 위해 마련된 공공주택 특별공급이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이 바람직하진 않지만 재개발지역주민과 철거민에게 간접적인 보상이 돌아가기 때문에 제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와 SH공사가 공동 주관하는 공공주택 장기전세 비용은 인근 주택 전셋값 대비 절반에서 최대 4분의 1수준까지 저렴하다. 또 20년 동안 거주가 보장되기 때문에 매번 입주희망자를 모집할 때마다 문전성시를 이룬다.

SH공사의 공공주택 장기전세는 일반공급과 특별공급으로 나뉜다. 일반공급의 경우 ▲2년 주기 재계약 심사 ▲단독 세대주 이주 불가 ▲소득·자산 제한 ▲자녀 상속 불가능 ▲지구변경 불가 등의 제약과 함께 청약 경쟁을 통해 입주한다. 이를 위반할 시에는 강제 퇴거 조치당한다.

반면 특별공급은 모든 제약이 없이 무주택만 유지하면 20년간 거주가 보장된다.특별공급 분양권은 주로 재개발지역 주민이나 철거주민에게 주어진다.

2일 특별공급 자격이 없는 기자는 A 공인중개소를 찾아 "SH공사의 장기전세 특별공급 분양권을 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쉬운 일이다"였다. A 공인중개소 대표는 "3000~4000만원 정도만 돈을 들이면 최대 3억까지 저렴하게 특별공급 자격을 얻고 공공주택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소를 찾아 같은 질문을 했다. 그곳에선 서울 시내 철거민·재개발주민들의 건물 서너곳을 소개했다. B공인중개사는 "2억원의 철거 대상 주택을 1억1000만원만 지급하면 소유권을 이전해 준다"고 했다. 그는 "소유권 이전과 동시에 철거민으로 지정돼 특별공급 자격을 갖게 된다. 이후 정부 보상금을 받고 원 소유자에게 나머지 대금을 지불하면 된다. 3000만~5000만원 정도 손해는 보지만 SH공사 공공주택에 특별공급 자격으로 입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SH공사가 분양 중인 강남 세곡동 '세곡 리엔파크' 84㎡(약 25평)의 일반 전세가 약 5억6000만원이고 SH공사를 통한 장기전세가 3억1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3000만원의 손해는 큰 돈이 아니다. 특별 공급을 받게 되면 2억원 이상 저렴하게 입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C 공인중개사는 "주거문제 등의 이유로 공공주택을 알아보는 사람보다 주거비 절약을 위해 공공주택을 알아보는 사람이 더 많다. 때문에 철거 대상 주택은 프리미엄까지 붙어 거래되고 있다"고 귀뜸했다.

이에 대해 서종균 SH공사 주거복지처장은 "시도 이러한 거래가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건물을 거래하는 것이고, 특별공급은 철거민에게 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철거민에게 제대로 보상만 된다면 제재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 본인의 이름으로 특별공급을 받아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임대를 주는 것은 엄중히 단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SH공사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특별공급을 이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다. D공인중개사는"요즘은 수익형으로 특별공급을 문의하는 사람도 있다"며 "단 법적 제재가 있을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그는 "4억원을 전세자금으로 갖고 있는 실수요자가 2억원을 내고 특별공급을 받아 SH공사에 입주하고 나머지 돈으로 서울 외곽 상가를 매입해 임대료를 받는 고객들이 있다"며 "주택 브랜드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 주거비절약과 함께 매달 일정 금액의 수익까지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서종균 처장은 "내부에서도 (특별공급 분양권 거래로) 여러 논란이 있었다. 특별공급 자격을 철거 대상 주택에 일정 기간 거주한 사람에게만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 또한 개인의 재산권을 제한 한다고 생각해 특별한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특별공급을 통해 공공주택에 입주한 가구는 총 37호이다. 올해는 이달까지 25호가 특별공급을 통해 입주했다. 올 하반기까지 특별공급 세대수는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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