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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병림 칼럼]- 11화 교육수집에 나선 카타르 아이비리그

* 지. 병. 림 : 작가, 카타르항공 객실 사무장, K-MOVE 중동 해외취업 멘토, :「아랍항공사 승무원 되기」,「서른 살 승무원」,「매혹의 카타르」저자



[아랍승무원의 아랍살이] - 11화 교육수집에 나선 카타르 아이비리그

'베를린 연대기'를 쓴 독일 평론가 발터 벤야민은 열정적인 수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어려서부터 길가의 돌멩이며 꽃, 벌, 나비 등을 모아 자연생태계를 연구하고, 어머니를 따라 나선 장터에서 눈여겨 본 상점직원들의 눈빛에서 자본주의의 흐름을 꿰뚫었다고 한다. 수집을 통한 사유가 벤야민의 학자적, 평론가적 삶의 초안을 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 거장의 삶은 사물을 향한 가치부여·관찰·수집이라는 아주 작은 습관에서 탄생했다.

뒤늦게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카타르 정부는 마치 벤야민을 벤치마킹이라도 하듯 선진교육을 수집하고 있다. 진주를 팔아 겨우 연명하던 국민들의 삶 가운데 '교육'이란 창을 활짝 열어 여성과 어린이를 적극 후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3월 박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카타르 '최고교육위원회'와 우리 교육부가 '교육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국의 교육제도를 수용하고, 학교 간 자매결연, 교육전문가 교류 및 학부·대학원생 유치 등의 내용이다.

연이은 5월에는 국왕모인 셰이카 모자(mozah)가 인천 '세계교육포럼'에 초대받아 한국을 방문했다. 그 무렵 검은 아바야를 입고 인천행 비행기에 오르던 카타르 여인들의 미소 띤 얼굴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녀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이슬람 여성의 위상을 빠르게 파악하며 국왕모를 향한 선망과 존경을 감추지 못 했다. 한국인인 나를 알아보고 먼저 말을 건넨 카타르 여성들은 K-POP을 또박또박 따라 부르며, 한국드라마를 즐겨본다고 했다. 내친 김에 한국어까지 배우기 시작한 그녀들은 아랍 한류열풍의 장본인으로 자리 잡았다.

셰이카 모자(mozah) 국왕모는 카타르에 미국 아이비리그를 수집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카타르 대학교 내에 저렴한 등록금과 장학금 제도를 마련해 교육의 기회를 누구에게나 균등하게 제공하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타국의 선진교육제도를 빠르게 흡수하고 자기화하는 기술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슬람 문명이 세계4대문명을 모두 받아들이며 자기화하던 것과 같은 양상이다. 유전이 개발되기 전까지 가난에 허덕이던 그들은 교육이 가난을 딛고 일어날 수 있는 무기이자 유전이 바닥난 세상에서도 스스로를 지켜줄 방패라는 것을 결코 모르지 않는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전쟁고아가 넘쳐나던 한반도에도 '한강의 기적'이란 크나큰 경제적 성취가 있었다. 온 국민이 이를 악물고 '새마을 운동'에 힘쓰며 교육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 서울로 유학간 아들의 대학 뒷바라지를 위해 소를 팔던 농가는 귀감이 되었고, 여성들도 대학 진학에 도전하기 시작한 시대였다. 여성의 교육확장으로 남녀가 평등한 시대가 열렸다. 하나라도 배워 내 것으로 만들고자 했던 수집의 노력은 어려운 시절이 있기에 가능했다.

우리 한국과 카타르는 위기를 기회로 인식하고 어려움을 발전의 밑거름 삼을 줄 아는 공통된 저력을 갖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한국의 교육제도를 그대로 들여와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힘을 배우고자 한다. 우리 한국도 중동 붐을 부활시켜 청년실업률 12.5%와 저성장 경제의 그늘을 벗어나고자 한다. 건설, 항공, 의료, 관광, 정보기술(IT) 등 모든 분야에서 끊임없이 서로를 원하는 역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매력적이다. 이를 어찌 하늘이 주신 기회라 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한-아랍 경제현장에서 희망의 근거들을 수집할 때 마다 다가올 운명의 예감은 뼛속 깊이 전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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