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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영화 vs 영화] 예술의 욕망 담은 시대극 vs 타임슬립 스릴러, '해어화'와 '시간이탈자'



봄철 비수기로 침체된 극장가에 두 편의 한국영화가 찾아온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해어화'(감독 박흥식)과 '시간이탈자'(감독 곽재용)다. 두 영화는 여러 모로 닮은 점이 많다. 각각 한효주·천우희·유연석과 임수정·조정석·이진욱이라는 스타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그렇다. 2000년대 초반부터 충무로에서 활약한 중견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들 영화가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 '해어화'./롯데엔터테인먼트



◆ 눈과 귀가 즐거운 '해어화'

'해어화'는 1943년 경성의 마지막 남은 기생학교 대성권번을 무대로 둘도 없는 '동무'인 소율(한효주)과 연희(천우희)가 겪는 비운의 이야기를 그린다. '해어화'는 '말을 이해하는 꽃'이라는 뜻으로 기생인 동시에 예인(藝人)이었던 소율과 연희의 삶을 대변해주는 말이다. 예술가로서 같은 욕망을 품고 있던 두 사람은 당대 최고의 작곡가인 윤우(유연석)를 만나면서 동무에서 연적이 되고 끝내 서로 다른 운명을 걷게 된다.

'해어화'의 가장 큰 볼거리는 눈과 귀가 즐거운 영상과 음악이다. 1940년대 경성이 주요 배경인 만큼 영화는 공간, 의상, 분장 등을 통해 시대 재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효주와 천우희는 극중 가수를 꿈꾸는 소율과 연희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직접 노래까지 부르며 숨겨둔 가창력을 뽐냈다.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특히 한효주와 천우희는 특유의 담백한 연기에 극적인 감정 폭발까지 폭 넓은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붙든다.

다만 영화 속 인물들의 관계와 갈등이 다소 전형적으로 그려진다는 점이 아쉽다. 예술적 욕망은 누구보다 크지만 재능은 부족한 소율과 그런 소율보다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연희,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변해가는 마음으로 고민하는 윤우의 모습이 조금은 빤하게 다가온다. 일제강점기라는 다루기 쉽지 않은 시대를 배경으로 예술의 욕망을 이야기하겠다는 영화의 야심도 보는 이에 따라서는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영화 '시간이탈자'./CJ엔터테인먼트



◆ 이색 소재 흥미로운 '시간이탈자'

'시간이탈자'는 꿈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1983년의 남자 지환(조정석)과 2015년의 남자 건우(이진욱)가 각자 사랑하는 여자 연희·은수(임수정)를 죽음에서 구해내기 벌이는 사투를 그린 영화다.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 등 로맨스와 멜로 장르를 주로 연출한 곽재용 감독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스릴러다.

꿈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만난다는 설정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시그널'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시그널'이 수사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간이탈자'는 지환과 연희, 그리고 건우와 은수라는 과거와 현재의 두 남녀의 감정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다르다. 32년이라는 긴 시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펼쳐지는 이야기가 보는 이의 흥미를 자아낸다. 사건의 전말을 쫓는 영화의 종착점은 과거와 현재의 두 남녀의 멜로다. 곽재용 감독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이야기의 짜임새가 부족하다는 점이 걸린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대부분 과거가 바뀌면 현재도 바뀌게 된다는 '타임 패러독스'와 마주하게 된다. 이를 어떻게 개연성 있게 풀어내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시간이탈자'는 '타임 패러독스'를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두 남자가 쫓는 사건의 진상과 동기도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아 의문을 남긴다. 2000년대 초반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곽재용 감독의 감성이 2016년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을지 궁금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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