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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디지털 VS 아날로그 정치

김민 동시통역사·전 대통령 전담 통역관



얼마 후면 20대 총선이다. 예비후보들의 단체문자와 전화가 불편할 정도로 울려댄다. 과거 가가호호 방문하며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나누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후보들 입장에서야 시간적·공간적 차원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하다보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삶의 수단은 디지털이 편하지만 인간관계만큼은 아날로그가 정답이다. 정치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관계의 접촉과 소통이다.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것은 반드시 스킨십이 필요하다. 지금의 세상이 아무리 디지털화 되어있더라도 정치만큼은 최대한 정말 끝까지 아날로그 방식을 선택해야 하는 게 정답이다. 좀 더 수고스럽더라도 그래야만 국민과 정치의 관계에 무리가 없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통역관을 역임하던 시절, 필자는 노 대통령의 호출로 단 둘이 이런저런 대화를 했던 기억이 있다. 최고권력자에서 일개 통역관은 그냥 수많은 비서 중 한명에 불과하겠지만, 그분과는 업무를 떠나 서너 차례나 개인적인 대화가 오가곤 했다. 심지어 가족관계나 취미, 통역을 어떻게 공부했냐 등, 아주 감사하고 설레였던 기억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이것이 실제 인간관계 아니겠나.

두 번째 모신 이명박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동문이며 대선배시다. 역시 이 대통령을 아는 사람들은 많다. 대통령의 업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거시적이고 바쁘다. 필자는 지근거리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 못지않게 잘 알고 있다. 자식 같은 대학후배임에도 다정하지는 않으셨지만, 함께 출장을 가면 식사 여부와 표정으로 컨디션까지도 가끔씩 살펴주시던 분이었다. 역시 감사한 일이었다. 그분에게 필자의 휴대폰 번호가 저장되어 있었는데, 이것이 실상이다. 그리고 사람을 안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물론 정치인들만 탓할 일은 아니다. 과거 아날로그 시절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선출해도 선거참여율이 지금의 배에 가까웠다. 지금은 어떠한가. 유권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투표율 저하. 정치인은 우리 국민 모두를 대변하는 사람들이다. 선거 당일 스스로의 권리를 포기하고, 그냥 쉬는 날처럼 자신들의 개인적 여가에만 몰두하면서 선출된 정치인들을 비판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을까.

국민이 권리행사를 포기한다는 것은 국민의 의무마저도 포기한다는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인들 정말 엉망이다. 그러나 우리는 누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유권자 즉 국민의 입장에서 신중하게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

이런 고민조차도 할 수 없다면, 앞으로도 우리가 바라는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의무도 포기하고 권리행사도 하지 않는 우리들이 과연 누구를 탓할 수 있단 말인가. 그것이야말로 지나친 이기심이고 무지의 극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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