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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세계 섬유 시장의 조용한 강자 효성, 타이어코드 세계 1위

효성 베트남 공장에서 직원이 타이어코드를 생산하고 있다. 효성은 한국과 미국, 유럽, 중국, 베트남에 생산거점을 가지고 있다. /효성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타이어코드는 자동차 타이어의 안정성, 내구성, 주행성을 강화하기 위해 타이어 속에 들어가는 보강재다. 특히 타이어코드는 자동차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엄격한 품질검사를 거친다.

세계 운전자의 안전을 지키는데 핵심적인 소재인 타이어코드는 사실 한국 기업이 주도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효성이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 세계 10대 타이어 업체 모두에 타이어코드를 공급하고 있는 것.

3일 산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승용차용 포장도로용 래디얼타이어에 사용되는 폴리에스터(PET) 타이어코드 부문 세계 1위 기업이다.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2000년 처음으로 세계시장 1위를 차지한 후 시장 점유율을 45%까지 확대했다. 효성은 15년 이상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며 굿이어, 미쉐린 등 세계적인 타이어 업체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끊임없는 제품 개발을 거듭하며 각 국가별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한국, 북미, 유럽, 중국, 베트남 등에 생산거점을 갖추고 있다.

[b]■"기술력이 생명이다"[/b]

효성의 타이어코드 세계 1위라는 성과에는 선대회장인 만우 조홍제 선생의 신념 '사업입국'이 있다. 조홍제 선대회장은 기간산업 발전을 통해 국가에 기여한다는 신념으로 효성의 모태인 동양나이론을 설립했다.

조 선대회장은 화학섬유 중에서도 특히 나일론에 주목하였는데 나일론은 '실크같이 부드럽고, 거미줄보다 가늘면서 강철보다 강한, 인류가 대망하던 꿈의 섬유'로 생산 단가가 낮을 뿐 아니라 의류는 물론 산업자재용 제품에 이르기까지 용도가 매우 넓었기 때문이다.

나일론 후발업체로 출발한 효성은 '타이어코드지 국산화'라는 계획을 세우고 우리나라의 타이어 업계에서 생산되는 타이어가 선진공업국의 제품과 당당히 맞설 수 있도록 독자적인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외국의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개발비가 필요했고, 생산설비를 갖추기 위한 투자도 필요했으나 조홍제 선대회장의 지휘와 당시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던 조석래 회장의 경영 참여로 나일론 공장 설립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고 1968년 울산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나일론 타이어코드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효성에 합류해 기술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한 조석래 회장은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섬유사업 부문의 신제품 개발과 사업부문별 신소재 개발을 이끌었다. 정부가 기술연구소 설립을 정책적으로 추진하던 1978년보다 빠른 1971년 1월의 일이었다.

조 회장의 노력으로 1974년 효성의 나일론 타이어코드가 국내 최초로 미국, 일본 등지에서 품질 인증을 획득했고 1978년에는 의료용으로만 사용되던 폴리에스터 원사로 타이어코드지를 개발해 1979년부터 상업화된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시장에도 뛰어들 수 있었다. 1987년에는 기존 제품보다 강도가 높고 한정성이 뛰어난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개발했고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는 현재까지도 효성의 주력 제품이다.

효성은 현재 주요 타이어 보강재인 폴리에스터, 나일론, 스틸코드 세 가지의 타이어코드를 모두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기업이다. 기술을 중시여긴 조 회장은 1989년부터 스판덱스 기술연구를 주도했다. 효성의 스판덱스인 크레오라는 듀폰의 라이크라를 꺾고 현재까지 세계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효성 베트남 공장에서 직원들이 스틸코드의 품질을 검사하고 있다. 효성은 세 가지 주요 타이어 보강재인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나일론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타이어코드를 모두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기업이다. /효성



타이어코드 업계 1위였던 미국 허니웰은 1999년 11월 효성에 특허 위반 소송을 냈다. 효성의 '저수축 고강력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제조기술 및 제품'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이었다. 소

송에 패하면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거나 타이어코드 사업 자체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효성은 독자개발의 기록을 제시하며 허니웰이 제기한 주요 쟁점들을 무력화시켰다.

2년가량의 법정공방 끝에 미국과 한국 법원은 양사의 제조 원천기술에 차이가 있으며 효성이 허니웰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냈다. 이 판결로 효성은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고 타이어코드 분야 세계1위 기업으로 거듭났다.

[b]■기술개발 다음 행보는 M&A[/b]

2000년대 들어 효성은 세계 시장 1위 수성을 위해 조현상 산업자재PG장(당시 전략본부 임원)의 지휘로 타이어 업체들과의 전략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2002년 11월에는 세계 최대 타이어 메이커인 미국 미쉐린과 미쉐린의 타이어코드 공장을 인수하며 동시에 총 3억5000만 달러(4300억원) 규모의 타이어코드를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2006년에는 굿이어가 보유한 미국, 유럽, 남미 등 네 곳의 타이어코드 공장을 인수했다. 업계 최대 규모였던 이 단일계약으로 효성은 중국, 미국에 이어 유럽과 남미에도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이어 굿이어와 총 32억 달러(4조원) 규모의 타이어코드 공급계약을 체결해 장기 수익원도 확보했다. 이 계약으로 효성은 타이어코드 세계1위 기업의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효성은 15년 이상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타이어코드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왔다.

조현상 산업자재PG장(부사장)은 "세계 1위 제품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해서는 발전이 없다"며 "고객 니즈에 맞춰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4년 효성은 테크니컬마케팅팀을 신설하고 타이어 개발 트렌드와 타이어코드 개발 방향을 파악하며 고객사의 생산·기술 담당자들과 소통해왔다. 내부적으로는 R&D, 생산 부서와 고객사의 요구를 공유해 고객에게 필요한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도록 조율했다.

그 결과 타이어의 렌드인 경량화, 고성능화, 친환경 등에 적합한 제품을 고객사에 먼저 제안하고 적용하며 제품 원가절감과 성능 개선에도 기여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섬유를 중심으로 제품군도 늘려나갔다. 1985년 고기능 산업자재 분야에 진출한 효성은 시트벨트와 에어백, 카페트, 탄소섬유 등 자동차에 사용되는 다양한 상품의 소재로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시트벨트용 원사는 탁월한 내마모성과 우수한 염색품질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에어백용 원단도 국내 최초로 나일론66 원사를 개발해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나일론66 원사는 강도가 높고 형태 안정성이 뛰어나 에어백에 사용되는 원사다.

2011년에는 에어백용 직물업체인 '글로벌 세이프티 텍스타일스(GST)'를 인수하며 원사부터 원단, 쿠션 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GST는 세계 최대의 에어백 원단 메이커로 세계 4개 대륙 7개 국가에 9개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효성의 자동차용 카페트 역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에도 생산기지를 구축해 GM 등 완성차 업체에 자동차 플로어 카페트를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중국에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효성은 2011년 국내 최초로 탄소섬유 생산 기술도 확보했다. 철에 비해 무게가 1/4 수준이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해 고부가가치 소개로 평가되는 탄소섬유는 루프, 프레임 등 자동차용 구조재를 비롯해 등산스틱, 골프채, 우주선 소재 등 광범위한 곳에 사용된다.

효성의 고성능 탄소섬유 '탄섬'은 2014년 현대차의 미래형 콘셉트 카 '인트라도'에 프레임, 후드, 사이드 패널 등으로 사용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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