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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태의 향기편편4] 지식과 덕을 향한 끝없는 탐구의지

피에르 프란체스코 치타디니 그림 키르케와 오디세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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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신화에서 오디세우스는 지략이 뛰어난 인물이면서 오랜 세월 바다를 떠돈 인물이다. 트로이전쟁이 끝나고 귀향길에 올랐지만 타고 있던 배가 표류하는 바람에 무려 10년동안 지중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녔다. 뿐만 아니라 생사의 고비를 무수히 많이 넘겼다. 결국 온갖 모험을 다 겪은 다음 고향 이타카로 돌아갔다. 트로이전쟁이 10년을 끌었으니까 오디세우스는 20년만에 귀향한 것이다. 그러는 사이 아내 페넬로페는 무례한 구혼자들의 유혹을 지혜롭게 물리치며 오디세우스를 기다렸다. 참으로 장구한 드라마였다.

그렇지만 이같은 설화는 단테의 에서는 뒤바뀐다. 단테는 베르길리우스와 함께 지옥을 여행하던 도중에 불꽃 속에 들어 있던 오디세우스의 영혼을 만난다. 단테는 뜻밖에도 오디세우스를 만나 너무나 반가웠지만 그리스어를 할 줄 몰라 직접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다. 대신 스승 베르길리우스가 대신 오디세우스와 대화를 나눈다. 베르길리우스가 오디세우스로부터 들은 답변에 따르면 오디세우스는 마녀 키르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넓은 바다로 나아갔다. 키르케는 호메로스의 에서 오디세우스 일행을 1년 이상 억류해 두었던 마녀였다. 그녀는 약초를 이용해 오디세우스의 장병들을 돼지로 변신시켰지만 헤르메스 신의 도움을 받은 오디세우스에게 역습을 당했다.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와 1년동안 함께 살면서 아들까지 낳았다.

그런데 와 달리 단테의 에서는 키르케의 섬에서 나온 오디세우스 일행은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마다했다. 오히려 새로운 지식과 덕에 대한 탐구욕에 사로잡혔다. 개인적인 정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보다는 세상을 더 알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래서 오디세우스는 동료들과 함께 1척의 배에 몸을 싣고 다시 탐험항해를 시작했다. 일행은 지중해의 여러 섬과 여러 나라를 지나고 지중해 서쪽 끝에 당도했다. 일찍이 헤라클레스가 더 바깥으로는 나가지 말라는 뜻으로 표지를 세워둔 곳까지 간 것이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동료들에게 "햇빛이 비치지 않고 사람도 없는 세상을 탐색하기 위한" 모험을 해보자고 '선동'했다.

여러분의 타고난 천성을 생각해 보라.

여러분은 짐승처럼 살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지식과 덕을 따르기 위함이었노라.

- 지옥편

동료들도 오디세우스의 이 말을 듣고 탐험항해를 더 하는데 동참했다. 이들은 5개월동안 탐험항해를 계속한 끝에 예전에 전혀 본 적이 없는 큰 산을 보았다. 바다 한가운데 있다고 믿어지던 '연옥의 산'이었다. 모두가 그 산을 보고 환호했다. 그러나 그 순간 폭풍우가 몰아져 난파하고 말았다. 모두가 장렬하게 최후를 마쳤다. 이 이야기는 단테의 탁월한 상상력에 의한 창작이었다. 지식과 덕을 찾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머나먼 고난의 과정인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로 그것이다. 새로운 지식과 덕을 배우고 쌓는 것이 인간 지성의 역사 아닌가.

오디세우스의 모험은 다른 작가들에게도 강렬한 영감을 주었다. 많은 화가와 작가들이 오디세우스의 모험담을 소재로 한 작품을 남겼다. 20세기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 제임스 조이스가 쓴 도 그 중의 하나이다. 또한 19세기 영국의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도 라는 시를 통해 오디세우스의 지칠줄 모르는 탐구 의지를 형상화했다.

자, 동지들이여! 떠나자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세계를 찾으러 배를 밀어내라.

아마도 이 시 역시 단테의 신곡에 영감을 받아 창작된 듯하다. 탐구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지치면 안된다. 중도에 그만두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테니슨의 시는 이렇게 끝난다.

세월과 운명에 의해 약해졌지만, 의지는 강하다.

애쓰고 찾고 발견하고 굴하지 않는 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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