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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잠재손실 미리 털자" 상장사 '빅배스' 열풍

기업들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손실을 지난해 4·4분기에 앞당겨 반영하는 '빅배스(Big Bath)'에 나서고 있다. 당장은 어닝 쇼크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짙지만 '선제적 위험관리'라는 긍정적 측면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빅배스란 새로 부임하는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경영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임 CEO의 재임기간에 누적된 손실을 최대한 털거나 과도하게 상각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 인수합병(M&A) 괴정에서도 흔히 발행한다.

◆M&A기업들 '빅배스'의 유혹

14일 KDB대우증권은 한화테크윈이 지난해 4·4분기에 매출 7523억원(전년 동기대비 10.1%), 영업이익은 -122억원(적자지속)을 예상했다.

한화테크윈이 4·4분기 실적에 대규모 부실을 반영(빅배스)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 한화그룹은 테크윈 인수를 발표했다. 지난 1년간 테크윈은 방산·항공엔진 중심의 회사로 변신에 나섰다. 그러나 편입 후 대규모 일회성 비용 발생 우려와, SS(CCTV), IMS(칩마운터)사업부 실적 불안감에 시달려 왔다.

한국투자증권 조철희 연구원은 "4·4분기 실적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빅배스 여부"라며 "4·4분기 빅배스가 발생해도 대부분 현금 유출이 적은 회계평가상 비용일 것이고,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쳐진 통합 삼성물산은 지난해 건설과 상사 부문의 대규모 잠재손실을 실적에 반영하고도 흑자를 냈다. 통합 삼성물산은 지난해 매출 13조3446억원, 영업이익 371억원, 순이익 2조685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결산에서 삼성물산을 재평가해 우발부채와 자산가치 하락 등에 따른 2조6000억원의 잠재손실을 영업이익에 반영했지만, 합병을 통한 바이오 사업 등의 평가이익 등에 힘입어 적자는 면했다.

다른 M&A기업들도 부실을 털 가능성이 있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국내 M&A 시장의 거래대금은 지난해 77조원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거래건수도 427건으로 많았다.

SK C&C-SK주식회사(244억달러), 한진칼-대한항공(156억달러), 다음-카카오(33억달러), 삼성SDI-제일모직(34억달러) 등 굵직한 빅딜이 대거 이뤄졌다.

또 삼성과 롯데의 '빅딜'로 롯데그룹은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삼성 화학 3개사를 총 3조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인수했다.

SK텔레콤도 CJ헬로비전을 사들였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M&A후 장기적으로 시너지가 나오려면 상당 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전까지는 조직구조상 시너지는 어렵고 빅배스(Big Bath·회계상 부실 털어내기)나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 체질 개선 동반된다면 호재

4·4분기 실적 발표가 한창인 기업들이 잇달아 어닝 쇼크를 내자 시장에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특히 오너가 없는 기업은 책임 경영이나 효율적 투자 결정이 이뤄지지 못함으로써 실적 턴어라운드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적잖다.

실제 적잖은 상장 공기업이 덩치(자산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지만 수익성은 제자리를 맴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를 내는 곳도 장사를 잘해서라기 보다는 매년 공급 가격이 오르거나 시장상황이 좋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공격적 투자 정책이 기업가치 상승이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레버리지만 키웠다는 비판도 적잖다.

건설사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는 않다.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뒤늦게 잠재부실을 털어냈듯이 건설업종에서도 그동안 흑자를 기록한 기업들 중에서 빅배스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현대건설이 대표적이다. 2013년부터 시작된 '건설업종 빅배스 도미노'에 동참하지 않았다. GS건설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 등은 돌아가며 대규모 영업손실을 발표했지만 현대건설은 나홀로 매출액은 19조1221억원, 영업이익은 9866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빅배스 기업들에 투자가치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주는 편이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부실을 털었다는 측면에서 재무구조는 좋아질 가능성이 더 크다"면서 "다만 근본적인 사업 체질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주가 측면에서 대규모 적자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실제 지난해 1조7500억원의 적자(대규모 일회성 비용 반영)를 낸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1만5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1년전에 비해 반토막 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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