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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검사외전' 흥행 유감



간만에 맞이한 연휴 기간에도 '직업병'을 버릴 수 없었다. 매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사이트를 들어가 박스오피스를 확인했다. 극장가 대목인 설 연휴 동안의 흥행 추이는 기자 이전에 영화 팬으로서도 궁금한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설 연휴 전까지만 해도 '검사외전'과 '쿵푸팬더3'의 흥행 대결을 예상했다. '검사외전'은 처음부터 기대작은 아니었다. 그러나 주연 배우 황정민, 강동원이 지난해 다른 출연작으로 '티켓 파워'를 증명하면서 자연스럽게 기대작이 됐다. '쿵푸팬더3'는 국내에서 유독 사랑 받아온 애니메이션 시리즈라는 점에서 흥행을 기대할만 했다. 1편과 2편은 '겨울왕국'이 개봉하기 전까지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이었다.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검사외전'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지난 3일 개봉한 '검사외전'은 개봉 첫날 52만 관객을 모은데 이어 2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9일 하루 동안에는 117만 관객을 모으며 개봉 1주일 만에 누적 관객수 544만을 돌파했다. 이는 2014년 개봉해 역대 최고 흥행작 자리에 오른 '명량'에 버금가는 흥행 추이다.

하지만 매일 박스오피스 성적을 보면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검사외전'이 차지한 스크린 수와 상영 횟수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지나치게 많았다. 개봉 첫날 1268개 스크린에서 총 6782회 상영된 '검사외전'은 날이 거듭될수록 스크린 수와 상영 횟수를 늘려갔다. 개봉 1주일째인 9일에는 전체 스크린(총 2489개)의 약 72%에 달하는 1806개 스크린에서 무려 9422회나 상영됐다. 스크린 독점 논란을 자처한 모양새였다.

'명량'이 개봉했을 당시에도 스크린 독점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지금과 상황이 달랐다. '명량'은 '군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 비슷한 시기 개봉한 영화와의 흥행 경쟁 속에서 높은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스크린 수와 상영 횟수를 늘려갔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개봉 첫째 날부터 1800여개 스크린에서 상영됐으나 기대만큼의 관객 동원을 하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크린 수와 상영 횟수가 줄어들었다. '차이나타운'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등과의 흥행 경쟁도 이어졌다. 적어도 이들 영화의 흥행에서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결과'라는 구색이라도 맞춘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검사외전'의 흥행은 극장가를 독식한 결과다. 이 놀라운 흥행이 씁쓸함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물론 극장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관객이 원하기 때문에 '검사외전'에 더 많은 스크린을 배정했다고 말이다. 그리고 높은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을 그 증거로 들이밀 것이다. 그러나 설 연휴 같은 때는 자신이 볼 영화를 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극장을 찾는 관객이 더 많다. 그런 관객 입장에서는 극장이 걸어놓은 영화만을 볼 수밖에 없다. 이렇다 할 경쟁작도 없는 상황에서 '검사외전'은 극장 입장에서 순순히 놓을 수는 없는 미끼였을 것이다. '검사외전' 전용관이 돼버린 극장에는 문화가 아닌 상품이 된 영화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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