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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유통일반

경기불황에도 '여수산단' 요지부동…"중소상인만 힘들다"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대한민국이 장기불황과 내수경기 침체에 몸살을 앓고 있지만 국내 최대의 석유화학 공업 단지 '여수국가산업단지'(이하 여수산단) 직원에게는 딴나라 이야기다.

전라남도 여수시에 위치한 여수산단은 LG, 한화, 롯데케미칼, GS, 금호석유, 호남석유 등의 석유화학 공장이 약 2417만3000㎡로 조성된 공업단지다. 그 규모는 세계최고 수준이며 우리나라를 석유화학 강국으로 만든 곳이다.

이곳 직원들에게 최근 경기 불황에 대해 의견을 물으면 의아한 듯 쳐다본다. "글쎄요... 우리랑은 별로 관련 없는 주제라서요. 연봉이 동결되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직원을 줄이지도 않았어요. 오히려 신입사원 채용수가 늘어난 것 같아요" 한 산단 직원이 말했다.

20년 넘게 금호석유에서 일해온 안 모 과장은 "매출이 줄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렇다고 사측에서 어려운 소리를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직원들 소비는 늘어난 느낌이다"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설 연휴에도 경영진들이 쉬지 않고 근무하는 조선, 중공업과는 업계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금요석유화학은 지난해 매출 3조9345억원, 영업이익 16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7.4%, 11.4% 감소했다. 다만 사측은 경영문제로 판단하기 보다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이기 때문에 경영상의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산단 직원들에게도 전달된 모습이다.

LG화학에서 근무하는 정 모 과장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생산쪽에서 근무하다 최근 신입사원 교육을 보고 있다. 예년과 같은 수준의 신입사원이 입사했으며 오히려 인근 고등학교·대학교와 연계해 신입사원을 더 늘릴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매출 20조2065억원, 영업이익 1조82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9.21% 증가했다.

정모 과장에 따르면 최근 사내 분위기는 오히려 예년보다 좋다. 연봉인상률도 만족스러우며 뉴스에서는 매일 경기불황이라고 하지만 사측에서 직원들을 향해 어렵다는 소리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정 과장은 "사실 요즘 직원들 사이에서는 역시 '신의 직장'이라는 말이 오간다"며 "서울 사람들은 어려워서 난리라는 데 우리는 어제와 같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롯데케미칼이 인수한 삼성SDI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안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재계 1위 삼성의 직원에서 롯데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연봉·복지 축소가 생길까 우려하는 것이다.

올해로 5년 째 SDI에서 근무하는 김 모씨(가명)는 "롯데가 연봉과 복지를 삼성처럼 유지해 준다고는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일단 두고 보자며 경계하는 분위기"라며 "삼성과 롯데는 분명 다른 문화와 성향을 가진 회사이기 때문에 차후 변화가 많을 것이라는 것이 직원들의 입장"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다만 경기 불황에 대해서는 "체감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김 씨는 "최근 내 근처에만 4~5명의 신입사원들이 교육받고 있는 모습이 보이다. 예년보다 많은 수준이다. 연봉협상 때도 사측은 예년과 같은 입장을 보였을 뿐 특별히 어렵다거나 매출이 줄었다는 등의 얘기는 하지않았다"고 말했다.

김 씨에 따르면 오히려 여수산단 사람들의 소비는 어려운 경기와는 반대로 늘어나는 추세다.

산단 직원들의 안정적인 모습과는 반대로 여수시 중소상인들은 하나 둘 가게 문을 닫고 있다. 여수시 미평동 부동산업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임대를 내놓는 점포가 급격히 늘었다. 산단 직원들의 소득이 늘어가며 주거지를 인근에 위치한 순천시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수시에 따르면 여수시 인구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대학졸업 학생들의 취업자리도 부족할뿐더러 소득이 일정수준을 달성한 산단 직원들이 자녀 교육등의 문제로 순천시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수시청 관계자는 "(여수시가)엑스포 이후 관광도시로 자리잡아가는 모습이지만 정작 이곳에 살려고 하는 사람은 줄어간다. 지난해에는 인구가 28만까지 떨어졌다"며 "더욱이 주요 소비층인 산단직원들이 순천으로 빠져나가면서 이 같은 현상은 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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