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대안 없는 비난, 이젠 지긋지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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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대안 없는 비난, 이젠 지긋지긋하다

최종수정 : 2016-01-28 10:03:43
윤휘종 기자
▲ 윤휘종 기자

언젠가 한 모임에 갔을 때 모 국회의원이 한 말이 기억난다. 그는 "정치인들이 매일 싸우는 모습을 보여 미안하다. 그런데 우리가 안 싸우면 국민이 서로 싸우게 된다. 우리가 국민을 대신해서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좋게 봐달라"고 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돈은 기업인들과 직장인들이 벌고, 학생들은 공부에 전념하고, 경찰이나 군인은 치안과 방위에 매진하면 된다. 혹시 의견충돌이 생기면 정치인들이 조율해서 사회규약인 법을 제정하거나 수정하면서 국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면 된다.

가장 이상적인 정치가 베풀어졌다는 중국의 요순시대에는 백성들이 누가 왕인지조차 몰랐을 정도로 평온했다고 한다. 그 정도까지 기대하지 않는다. 적어도 국민이 각자 일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최소한의 역할은 해줘야 한다.

그런데 정치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기업인들이, 평범한 일반들이, 심지어 대학 입학을 앞둔 큰 아들 또래까지 정치가 엉망이라며 얘기하고 있다. 정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일이다.

현재 우리가 어떤 상황인지 수치를 통해 객관적으로 보자.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6년 1월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개월 만에 최저인 100을 기록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온 나라가 얼어붙었던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취업전망은 2009년 3월 이후 6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생활형편전망 지수도 지난달보다 2포인트 떨어졌고 가계수입전망 지수 역시 지난달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로 2012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가장 큰 걱정거리인 청년실업률은 9%를 넘어섰다. 기성세대들도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한 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소득이 높았던 울산에서는 실직자가 급증해 지난해 4분기 실업급여를 새로 신청한 사람들이 전년 동기대비 19.7% 늘었다. 이 가운데 50대 이상이 10.7%, 300인 이상 제조업에 근무했던 사람들이 95%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의 심장'인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기업들은 회사부채에, 가정은 가계부채에 시름하고 있다. 열심히 일을 해도 빚조차 제대로 갚지 못하는 저성장시대에 살게 됐다. 한국만의 사정은 아니다. 전 세계가 마찬가지다. 세계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타격이 더 심하다. 정부의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으로는 통하지 않게 됐다. 본질적으로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들의 규제를 최대한 풀어서 우리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중국 등의 후발주자를 따돌리고, 우리보다 앞선 미국이나 일본을 따라 잡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노동구조도 과거 고성장시대에서 저성장시대에 맞게 근본적인 변화해야 한다. 전 세계가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빨리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들의 노후도 비참해질 뿐 아니라 우리 자식들에게는 '쪽박'을 남겨줄 수 있다.

그런데 국회는 지난해 9월부터 5개월째 '휴업 중'이다.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를 넘겨 임시국회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을 비롯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4법 등의 민생법안이 국회의원들의 태업으로 잠을 자고 있다. 오죽했으면 경제단체들이 모여 민생법안을 시급히 제정해달라고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을까.

그런데 일각에서는 상공회의소 등이 중심이 된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천만 서명운동'에 대해서도 비난을 퍼붓고 있다. 대통령이 서명에 참여했다며 '순수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한다. 이런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하는 사람들에게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하면 묵묵부답이다. 이들을 보면 그저 한숨이 절로 나온다. 기업인들이 할 일이 없어서 국회를 상대로 민생법을 통과시켜달라며 시비를 걸고 있다는 얘기인가.

대안 없는 비난은 이제 그만 하자. 일하는 사람들에겐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일하는 사람들 뒷다리는 잡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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