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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윤휘종의 잠시쉼표] 폭스바겐이 고자세로 나올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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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수타페'란 말이 인터넷에 오르내린 적이 있었다. 현대자동차가 새로 선보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산타페에서 비가 오면 실내로 물이 들어온다고 해서 네티즌들이 비아냥대며 붙인 별명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현대차에 거센 항의와 함께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현대차는 공식사과를 하고 무상수리와 보증기간 확대 등의 대책을 내놓으며 사태를 수습하느라 진땀을 뺐다.

최근에는 글로벌 자동차기업 폭스바겐이 소비자들을 속여 전세계가 떠들썩했다. 폭스바겐뿐 아니라 폭스바겐그룹 계열사인 아우디의 거의 모든 차량들에 대해 배기가스를 조작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제조과정에서의 실수나 결함 차원이 아니었다. 최고경영진에서부터 엔지니어에 이르기까지 회사의 핵심 인물들이 대거 개입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소비자들을 속인 일종의 범죄였다.

 

세계 각국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사기행위로 기소를 하거나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폭스바겐 측은 이런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피해보상과 상관 없이 1000달러 상당의 상품권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폭스바겐 구매자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과 항의가 잇따랐다. 심지어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1000달러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아무런 보상조치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폭스바겐 구매자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현상도 나타났다. 이 사건 이후 국내 폭스바겐 자동차의 판매가 오히려 급증했다는 것이다. 영업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최대 1800만원 가까이 할인해준다고 하자 너도나도 '이참에 외제차를 타보자'며 구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만난 모 대기업 직원도 가격 할인조건이 끌린다며,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외제차를 사겠냐며 폭스바겐의 SUV를 구입하겠다고 했을 정도다.

그 결과, 폭스바겐의 지난달 판매량은 947대였지만 이달엔 3500대를 넘겼다고 한다. 특히 이달 판매수치는 폭스바겐코리아 설립 이래 최고의 판매를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배기가스 조작파문으로 이미지가 훼손되자 파격적인 구매조건을 제시한 것이 주효했던 셈이다.

폭스바겐뿐 아니라 수입차 전반적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현재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 전체 판매량과 맞먹는 19만6000여대에 이른다. 2011년 국내 수입차 10만대 시대에서 4년 만에 2배나 성장한 것이다.

 

유명 브랜드에 대한 동경과 적당한 과시욕이 합쳐져 수입차를 찾게 되고, 그런 심리를 이용해 중산층들도 구매할 수 있는 적당한 가격의 모델을 내놓은 것이 맞물려 수입차 20만 시대를 연 셈이다.

어찌보면 소비자들은 '봉'을 자처한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차값의 20% 가량을 깎아준다는데 혹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어찌보면 이런 소비자들의 심리가 폭스바겐을 고자세로 영업하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마침, 환경부가 26일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 이후엔 국토부가 연비조사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가 어떤 대응을 내놓을지, 그 이후의 소비자들 반응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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