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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줄였으니깐…화이자, 합병하자마자 분사 추진

세금 줄였으니깐…화이자, 합병하자마자 분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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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아일랜드의 보톡스 전문회사인 앨러간과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 제약회사로 우뚝 선 미국의 화이자가 합병하자마자 분사를 추진한다. 애초 법인세가 낮은 아일랜드로 법인을 옮기기 위한 '꼼수' 합병이었던 만큼 굳이 '세계 최대'라는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가뜩이나 '세금 회피' 꼼수로 불 붙은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세금 회피 의도가 더욱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사기 저하도 큰 문제다. 화이자도 이를 의식해 당장 추진하려던 분리 작업의 시한을 2018년까지로 늘려잡았다는 후문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이자 경영진은 앨러간과의 합병을 분사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보고 합병 이전부터 분사 계획을 마련한 상태였다. 화이자 경영진은 수년 동안 효율적 경영을 위해 회사를 분사하고 싶었지만 독자적으로 생존하기에 사업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다는 우려로 인해 미뤄 왔다는 것이다.

앨러간을 흡수해 사업 규모를 키운 화이자는 회사를 둘로 나눌 계획이다. 신약 부문과 특허권 만료직전인 구약 부문이다. 구약 부문은 판매량이 적고 마진이 낮다. 회사를 둘로 나눈 뒤 각각의 사정에 맞는 경영을 해나가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신약부문에는 화이자의 폐렴구균 백신인 프리베나, 유방암 치료제 이브랜스, 주름 개선 치료제인 보톡스 등이 포함된다. 이브랜스와 보톡스 등은 두자릿수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주력 의약품이다.

구약 부문에는 콜레스테롤 저해제 리피토, 항생제 자이복스, 관절염 치료제 셀레브렉스, 과민성 방광 치료제 데트롤LA, 경구피임약 로로에스테린, 항생제 테플라로, 피부감염 치료제 달반스 등이 포함된다. 잠재적으로 매출 신장률이 한자릿수 중반대에 머물고 있는 의약품들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주주들이 주주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분사를 더 선호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약과 구약 부문이 분리되면 경영 효율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화이자가 연내 인수합병을 마무리하고, 내년께 분사에 돌입할 거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화이자는 분사 시기를 2018년으로 늘려 잡았다. 이에 대해 WSJ는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화이자는 신약과 구약부문으로 분사된 후에도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고심하고 있다. 이안 리드 최고경영자(CEO)가 분사 시기를 2018년으로 잡은 것도 이같은 고민을 방증한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취업정보 사이트인 글래스도어에는 합병 이야기가 나돌던 지난 7월 화이자의 합병 이후를 걱정하는 직원들이 글이 올라온 바 있다. 직원들은 고위 관리자들이 인수합병으로 바뀔 때마다 조직문화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조금 적응했다 싶으면 또다시 인수합병 사건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화이자는 외부적으로도 비난 여론에 직면하고 있다. 전날 미국 백악관은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이 나서 과세를 회피하기 위한 합병을 비난하고 나섰다. 사실상 화이자를 겨냥해 지금까지 미국사회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아왔으면서 절세를 위해 본사를 이전하는 행위는 "정당하지 않다"고 비난했다. 대선 주자들도 민주당과 공화당을 가리지 않고 비난을 쏟아 냈다. 막말로 유명한 공화당의 유력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대규모 실직을 가져올 화이자의 미국 이탈이 역겹다"고까지 말했다.

화이자는 1600억 달러(약 186조 원)라는 사상 두 번째 규모의 합병을 통해 미국에서 내던 25%수준의 법인세를 아일랜드의 17~18% 수준으로 낮출 수 있게 된다. 다른 비용절감까지 포함하면 약 20억 달러의 이익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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