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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계광장 '올덴버그의 굴욕'

서울 청계광장 '올덴버그의 굴욕'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인근 청계광장의 상징인 설치미술작품 '스프링(Spring)'이 서울빛초롱축제 전광판의 받침대로 전락했다.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인근 청계광장의 상징인 설치미술작품 '스프링(Spring)'이 서울빛초롱축제 전광판의 받침대로 전락했다. 24일 전광판은 행사가 끝나 철거됐다.

스프링은 청계천 복원 1주년을 기념해 2006년 9월 청계광장에 세워졌다.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팝아트 작가 클래스 올덴버그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흔히 '소라'나 '다슬기'로 불린다. 높이 20m의 짙은 빨강과 파랑으로 칠해진 다슬기 모양의 조형물이 관객들의 시선을 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품의 진정한 의미는 하단부에 설치된 사각형 연못에 있다. 올덴버그는 작품의 의미에 대해 "청계천에서 샘솟는 물을 표현하기 위해 하단부에 연못을 만들었고 밤에는 (다슬기) 조형물 앞에 설치된 사각 연못에 (다슬기 조형물의) 원형 입구가 비쳐 보름달이 뜬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청계천의 부활을 상징하기 위한 목적이다.

스프링 작품의 일부인 사각형 연못 안에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지난 6~22일 청계천 일대에서 열린 제7회 서울빛초롱축제 기간, 축제 조직위원회는 하단의 사각형 연못 안에 행사를 홍보하는 전광판을 설치했다. 연못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크기의 전광판이다. 높이는 다슬기 조형물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전광판으로 인해 다슬기 조형물은 뾰족한 상부 정도만이 노출됐다. 밤에는 환히 밝혀진 전광판으로 인해 어둠 속에 묻혔다. 다슬기 내부의 조명이 다슬기 입구를 통해 뻗어나왔지만 전광판에 막힌 것이다. 연못위로 보름달이 뜬 것처럼 보이게 해 청계천의 부활을 상징하겠다는 작품의 의도가 사라진 것은 물론이다.

사각형 연못 전면 중앙에는 올덴버그 부부의 작품이라는 표시와 작품 해설이 나와 있다. 바로 뒤로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연못 중앙의 전면에는 작품의 명칭과 설명을 담은 안내판이 붙어있다. 연못과 다슬기 조형물이 올덴버그의 작품임을 알려준다. 전광판은 이 안내판 바로 뒤쪽에 바짝 붙어 설치됐다. 행사 기간 내외국인 모두 안내판을 보고 올덴버그의 작품이 전광판의 받침대로 전락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조직위 관계자는 전광판이 작품 위에 설치된 경위를 묻는 질문에 "청계광장에 사람이 많이 오니까 안전상 (이유로) 서울시설관리공단과 서울시의 협조를 얻어서 수조(연못) 안에 설치한 것"이라며 "예술품과는 떨어져서 설치한 것인데 문제가 되느냐"고 되물었다. 연못이 작품의 일부인줄 몰랐다는 이야기다. 그는 축제에 대해 "서울시의 행사"라며 7년째 올덴버그의 작품 위에 전광판을 설치해 왔다고 말했다.

서울시 담당자는 이에 대해 "작품 위에 전광판이 설치된 사실은 설치된 이후에야 알았다"며 "다음 축제부터는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올덴버그의 작품 위에 설치돼 조형물을 가리고 있는 전광판에는 축제 기간 논란이 되고 있는 새로운 서울시의 브랜드 '아이 서울 유'가 등장하기도 했다.



서울빛초롱축제는 서울시가 출자한 서울관광마케팅 주식회사가 맡아오다 민간 주도의 행사를 위해 지난해부터 새로 출범한 조직위가 주최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관광마케팅 직원들이 파견돼 행사를 돕고 있다. 서울시는 후원을 맡았고 보조금까지 지원하고 있다. 올덴버그의 작품은 KT가 서울시에 기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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