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에 김일성 장학생" 고영주 발언에 뿔난 檢·法
고영주(66)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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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검찰과 법원이 "사법부나 검찰에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는 고영주(66)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발언에 비난을 퍼붓고 있다.
고 이사장은 지난 2일과 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부림사건을 무죄로 판단한 우리나라 사법부가 좌경화됐고, 사법부나 검찰 내에 김일성 장학생이 있을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밖에도 고 이사장은 이날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등 야당 의원들, 여권의 김문수·이재오 의원을 '공산주의자' 또는 '변형된 공산주의자'로 규정했다.
이 같은 발언에 일선 검사들과 법원 관계자들은 "고 이사장의 발언은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매우 위험한 발언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며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지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물러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전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는 고 이사장의 발언과 관련해 책임 있는 답변을 할 필요가 있다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이 "이념적으로 좀 더 진보적이거나 보수적인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만,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는 것이 어떤 취지인지 선뜻 납득 안 되는 데 그런 식의 규정은 적절하지 않다"며 "부림 사건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있었고 그 판결에 동의한다"고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고 이사장은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된 부림사건을 담당한 공안검사 출신이다.
부림사건은 1981년 부산에서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등 22명을 수십일 동안 감금하고 고문한 후 반국가단체 찬양과 이적 등의 행위로 처벌한 사건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지난해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확정을 받았다.
이 같은 논란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8일 논평을 내고 고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변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공산주의자라 낙인찍는 인물이 공영방송 MBC의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장 자리에 있는 한 MBC가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고 이사장 발언은 방송을 정치이념의 선전도구로 쓰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연미란기자 actor@metroseoul.co.kr
[이 기사는 뉴시스를 토대로 작성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