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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문화톡] 영화제는 정치쇼가 아니다

[양경미의 문화톡] 영화제는 정치쇼가 아니다

양경미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영화학박사



지난해 부산시장의 '다이빙벨' 논란 이후 영화제가 열리는 지자체라면 어김 없이 나오는 말이 있다. 지자체장들은 공개적으로 부산시장의 행태를 비판하고 영화의 문화적 가치를 강조한다. 그리고 자신들은 그들과 다름을 강조한다. 정치적 간섭을 피해 전문성을 고려한 영화계 인사로 조직을 꾸리겠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이 역시 자신의 정치색과 이해관계가 맞는 영화인을 선택한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지난 17일 열린 제7회 DMZ(비무장지대)국제다큐영화제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개막식에서 조직위원장인 경기도지사가 영화제 집행위원장과 함께 사회를 맡았다. 다른 영화제와 달리 유명배우가 아닌 도지사가 예산 절감을 위해 사회를 봤다는 것부터가 정치색이 짙다. 영화제 개막식 전 기자간담회에서 도지사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은 부산국제영화제와 대조를 이루며 화제가 됐지만 개막식 사회로 빛이 바래는 느낌이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영화를 이용한다. 어떠한 선택이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한 선택인지 판단하고 결정한다. 영화 '베테랑'에 나오는 대사처럼 "문제를 삼지 않으면 문제가 안 되지만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는 것을 도지사는 잘 알고 있었던 것일까. 이번 DMZ영화제에서는 '다이빙벨'보다 표현 수위가 높다는 세월호 다큐 '업사이드 다운'가 상영된다. 노동자들의 투쟁, 분단 70년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룬 문제적 다큐 영화도 다수 상영하기로 했다.

정치인들의 영화제에 대한 간섭은 불가피할지도 모른다. 영화가 지닌 대중적 영향력 때문에 정치인들은 영화를 순수예술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매체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영화는 필연적으로 현실의 부분을 담고 그에 대한 정치적 발언을 하기 때문이다. 주류영화가 현실에 안주하게 만든다면 비제도권 독립-다큐멘터리 영화는 사회적 모순과 문제점을 다룬다. 그리고 막대한 대중적 영향력으로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영화와 정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그러나 영화제가 정치적 요인에 의해 지나치게 영향을 받게 되면 그 나라 영상문화 및 영화산업은 발전할 수 없다. 영화제는 영화산업의 발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는 사회주의나 전체주의 국가에서 영화산업이 지나치게 정치성을 띠면서 발전하지 못한 역사가 입증한다. 영화의 문화적 가치가 퇴색해 다양성과 흥행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앞으로 한국영화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영화제가 정치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양 경 미(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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