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차이야기] 대통령이 간소화한 운전면허시험, 다시 강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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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의 차이야기] 대통령이 간소화한 운전면허시험, 다시 강화해야

최종수정 : 2015-09-13 00:14:53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이제 국내 운전면허시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도 지겨울 정도다.

필자는 물론이고 방송신문 매체에서 한두 번이 아닐 정도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심각성을 보도했다.

그러나 운전면허제도 개선에 대한 움직임은 전혀 없다.

지난 2010년과 2011년에 걸친 운전면허시험 간소화로 기존 시험시간 60시간이 30시간으로, 최종적으론 13시간으로 줄었다.

이론적으로 하루 반이면 운전면허 취득을 할 수 있게 됐다.

간소화 이후 연간 50만명 정도로 운전면허 취득자가 급증하면서 일종의 자격증으로 언급할 정도가 됐다.

선진국과 같이 실제로 자동차를 운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면허증을 취득하는 경우와 달리, 우리는 일종의 지격증과 같이 쉬울 때 따놓는 형태가 특징이다.

그래서 실제로 운전이 불가능한 장롱 면허 소지가가 많다.

주관부서인 경찰청에서는 도리어 간소화 이후 6개월 미만의 신규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가 줄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종 변수를 고려하면 교통사고 건수를 언급하기에는 낯간지럽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운전면허 취득이 쉬워져서 교통사고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무엇보다도 교통사고 건수를 언급하기에 앞서 근본적으로 운전면허제도는 공로상에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살인 면허증과 같다는 것이다.

최근 급증한 보복운전의 경우도 이러한 간소화와 관련이 없는지 연구할 가치가 있다.

선진국에서는 도리어 운전면허 취득을 어렵게 해 엄격하게 관리한다.

우리는 단 이틀이면 취득할 수 있지만 호주는 4년, 프랑스는 3년, 독일은 2년이 소요된다.

당장 정식 운전면허를 주기 보다는 임시면허나 관찰면허를 주고 상태를 보면서 나중에 정식 면허를 주는 제도가 정착됐다.

우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의 간편한 운전면허 취득으로 최근 중국 정부에서 항의하는 공문을 보낸 경우도 있었다.

쉬운 운전면허를 국내에서 취득한 중국인이 자국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였다.

최근 2~3년간 중국인이 단기 관광비자로 입국해 관광도 하고 운전면허도 취득하는 관례가 급증했다.

올해 제주도에서만 1000명이 넘는 운전자가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중국에서는 아무리 빨라도 면허취득에 2개월에서 6개월이 걸린다.

비용도 약 200만원이 든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면허를 취득한 경우에는 자국에서 필기시험만 합격하면 자국 면허로 인정한다.

이러한 항의 공문에 대해 우리나라에서는 타 외국인과의 차별성이 어려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답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장 상해시에서는 우선 이번 달 중순부터 중국인의 단기 관광비자로 취득한 우리나라 운전면허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표를 하기에 이르렀다.

아마도 다른 지자체로 번지면서 우리나라 운전면허의 문제점이 국제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러다가는 우리나라 운전면허를 국제 운전면허증으로 인정하고 지국에서 운전할 수 있게 하는 다른 선진국에서, 우리의 면허를 배제하는 사례가 증가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운전면허증은 현재 정부에서 시행하는 제도 개혁과는 거리가 먼 사례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강화하면 할수록 교통사고는 줄기 마련이다.

선진국에서 운전면허제도를 강화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는 아직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고 비율이다.

10만명 당 어린이 사망자수도 최고 수준일 정도로 문제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첫 단추인 운전면허제도는 엉망이라고 할 수 있다.

간소화 이후 한 가지 변한 것은 작년 필기시험 300문제를 700문제로 확대한 것이 유일하다.

이렇게 국내 운전면허시험 간소화에 대한 문제점이 빗발치다보니 작년 말 경찰청에서는 정책연구를 통하여 개선점을 찾겠다고 했다.

하지만 올해 그 결과에 대한 발표도 하고 있지 않다.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언급조차 안한다고 할 수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간소화에 관련된 간부가 승진해 있는데 굳이 나서서 운전면허제도 간소화를 뒤집겠느냐고도 하고 있다.

아예 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미 각종 문제점 지적은 물론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선진 사례는 얼마든지 많다.

전문가나 일반인 모두 간소화의 위험성을 한 목소리로 얘기하고 있고, 심지어 일선 경찰관들도 문제점이 크다고 하고 있다.

간소화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개선의 필요성이 언급된 지 2년이 넘어가고 있다.

지금도 간소화로 인한 운전면허 취득자의 문제점은 각종 사고로 나타나고 있다고 확신한다.

확인되고 있지는 않지만 교통사고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을 것이다.

2010년 대통령이 운전면허 간소화를 직접 언급해 그 때까지 진행하던 제도 개선방안을 버리고 천편일률적인 13시간짜리 제도로 바꿨다.

이번에도 대통령이 직접 운전면허 제도 강화를 언급해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이제는 대통령이 아니면 절대로 개선하지 않을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금도 어느 누군가의 생명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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