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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문화톡] 1000만 관객 영화가 '독이 든 사과'인 이유

[양경미의 문화톡] 1000만 관객 영화가 '독이 든 사과'인 이유

양경미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영화학박사



하반기 한국영화는 그야말로 대박이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한국영화계는 '한국영화 위기설'을 운운했다. 그동안 한국영화 점유율이 꾸준히 50%를 상회했던 것에 반해 2015년 상반기는 41%에 그쳤고 한국 상업영화 중 300만 관객을 넘긴 작품은 단 2편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외화는 '어벤져스2'가 1000만 명을 넘겼고, 300만 명을 넘는 영화도 4편씩이나 나왔다. 외화로 관객을 뺏긴 한국영화계는 위기에 빠졌다고 했다. 머지않아 한국영화산업이 붕괴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한국영화는 7월을 기점으로 역전됐다. '연평해전'이 600만 명을 넘겼고 8월에는 '암살'과 '베테랑'이 각각 1000만 관객을 넘겼다. 여기에 9월 추석 개봉을 앞둔 영화 '사도'도 조심스럽게 트리플 1000만 영화로 예측하고 있다. '왕의 남자'로 10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이준익 감독과 1000만 관객의 주역인 배우 송강호·유아인이 있기 때문이다. '사도'는 아카데미상 외국어 영화부문의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영화는 위기설을 잠재우고 과연 다시 부흥할 수 있을까? 1000만 관객 동원 영화의 등장은 한국영화계를 위해 바람직한 것일까? 물론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해 좋은 시그널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먼저 다른 영화들은 설자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흥행에 성공한 1000만 관객 동원 영화들은 모두 대기업이 제작하고 상영관도 해당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1000만 관객 영화는 수직화된 제작·상영 구조의 결과물이다. 1000만 관객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50%이상의 스크린을 점유해야만 한다.

1000만 관객 한국영화가 등장하면 한국영화 점유율이 상승한다. 전체 규모로 봤을 때 한국영화산업의 성장률이 또한 높아진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중소영화제작사에서 제작하거나 배급하는 규모가 작은 영화, 다양성 영화들은 스크린을 배정 받지 못해 상영기회조차 잃게 된다. 1000만 관객 영화는 영화 제작과 배급시스템의 양극화를 부추기며 선순환적 영화생태계를 교란한다. 1000만 관객 영화가 나오면 마치 한국영화산업이 장점이 큰 것처럼 평가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오히려 한국영화산업에 위험한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관객의 입장에서도 영화를 폭넓게 관람할 수 없게 된다. 극장에는 블록버스터 할리우드영화와 1000만 관객 한국영화로 나뉜다. 예술성보다는 상업성 높은 장르영화 뿐이다. 문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한국영화 관객들은 여러 나라에서 제작되는 다양한 영화를 볼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다.

한국영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스크린 배정에 있어서 개선이 필요하고 또한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주도록 할 필요가 있다. 우리 관객들도 1000만 관객 영화라는 광고에 현혹되기보다는 다양한 상품을 소비하는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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