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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필름리뷰-이민자] 산산이 부서진 아메리칸 드림

영화 '이민자'./씨네룩스



[메트로신문 장병호 기자] 미국은 이민자들이 만든 나라다. 뉴욕 맨해튼 근처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 그리고 엘리스 섬은 이민자들이 세운 미국의 역사를 보여주는 징표다.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는 아메리칸 드림에 많은 이들이 이곳 뉴욕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행복이 아닌 가난과 탐욕, 상처 뿐이었다.

'이민자'는 1921년 뉴욕을 배경으로 한 세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슬픈 멜로드라마다. 뉴욕에 사는 친척을 찾아 여동생과 함께 폴란드를 떠난 에바가 겪게 되는 기구한 인생을 담고 있다. 프랑스 출신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가 에바 역을 맡았다. 호아킨 피닉스가 에바의 삶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끄는 브루노 역으로, 제레미 레너가 에바에게 작은 희망으로 다가가는 마술사 올란도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대부' 시리즈와 '갱스 오브 뉴욕' 등 20세기 초반 미국은 스크린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익숙한 풍경이다. '이민자' 또한 디테일한 시대 재현으로 관객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성 무희들의 관능적인 무대와 마술사의 화려한 쇼를 즐기는 권력층의 모습이 영화 한편을 자리한다면, 다른 한편에는 가난에 시달리는 이민자의 남루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꿈을 찾아 타지에 왔지만 각기 다른 계급으로 나뉜 채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영화는 미국 사회의 속살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영화 '이민자'./씨네룩스



영화의 긴장과 갈등은 에바와 브루노, 올란도의 삼각관계 속에서 그려진다. 이들의 엇갈리는 관계 이면에는 돈이라는 자본의 욕망이 숨겨져 있다. 첫눈에 에바에 반한 브루노는 돈을 벌기 위해 에바를 이용하면서 죄책감을 느낀다. 에바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듯 보이는 올란도에게도 남모를 꿍꿍이가 숨겨져 있다. 브루노와 올란도는 에바에게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들의 이기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다. 탐욕을 위해서라면 진심마저도 속여야 했던 미국 근대사의 단면이다.

세 주연 배우의 호연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호아킨 피닉스는 사랑과 욕망, 탐욕과 도덕적 양심 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호소력 깊은 연기로 보여준다. 슈퍼히어로물이 아닌 시대극에서 마음껏 펼쳐보이는 제레미 레너의 정극 연기도 반갑다. 마리옹 꼬띠아르는 이들 사이에서 안정적인 호흡으로 극의 중심을 잡으며 관객 마음을 파고든다. 15세 이상 관람가. 9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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