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株 매수청구권 기한 나흘 앞두고 청구가 하회
제일모직 자사주매입·삼성전자 배당정책…효과 '미미'
[메트로신문 김보배기자] 주식매수청구권 기한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물산 주가는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된 이후 하락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주가 하락 방어를 위해 제일모직과 삼성전자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한 상황.
지난달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 주가는 전 일 대비 0.89%(500원) 오른 5만6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소폭 반등했다. 전날 장중 한때 5만5300원까지 떨어지다 가까스로 5만6000원선을 지켜낸 것에 비하면 값진 성과로, 삼성전자의 주주배당 정책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제일모직이 자사주매입 정책을 발표한 이후 삼성물산 주가가 깜짝 반등세을 보이다가 이내 하락세로 돌아선 경험에 비춰 아직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 제일모직·삼성전자 "주가를 지켜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는 지난 17일 주총 이후 현재까지 각각 18.32%, 13.65% 역주행 했다.
제일모직은 주가안정 방안으로 오는 10월23일까지 4400억원 규모의 자사 보통주 250만주를 매입하는 방안을 내놨다. 그럼에도 공시 다음날인 24일, 제일모직은 장 초반 1%대 강세를 보이다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삼성물산 주가도 장 초반 강보합세에서 하락 반전했다. 제일모직 자사주매입 발표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는 각각 4.23%, 2.89% 떨어졌다.
제일모직의 주가 하락 방어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에는 삼성전자 주주친화 정책이 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0일에는 삼성전자가 중간배당을 500원에서 1000원으로 확대하는 주주친화 정책을 들고 나왔다.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0.08%, 우선주 0.10%로, 배당 예정일은 오는 28일이다.
◆ 등 돌린 외국인 잡기·주매권 청구 '관건'
삼성전자가 중간배당을 늘린 이유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논의 과정에서 등 돌린 외국인투자자와 소액주주를 의식한 탓으로 풀이되고 있다. 합병에 반대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과 소액주주들이 합병 비율에 의의를 제기하고 적정 수준의 주주환원을 요구한 것 등이 부담이 된 것이다.
실제 합병 주총이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 15일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이 팔아치운 삼성물산 주식은 2864억8800억원에 이른다. 제일모직도 합병 통과 하루 전부터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져 지난달 31일까지 총 1114억7400만원 어치가 빠져나가며 외국인 '반감'이 그대로 반영했다.
삼성물산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5만7234원을 하회함에 따라 오는 6일까지 얼마나 많은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를 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HTS를 이용하는 일반투자자들은 5일 오후2시까지 행사할 수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이 두 회사를 합쳐 1조5000억원 이상이면 합병이 취소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 비중이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은 가운데 주총에서 합병 반대에 손을 든 25.82%의 주식 모두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비용은 2조3083억원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