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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노동/복지/환경

[메르스사태] 1위 삼성병원 굴욕...메르스 치료 능력 상실

외형은 글로벌, 환자·응급실 관리는 동네 병원 수준



[메트로신문 최치선 기자] 병상수 1959개, 의사ㆍ간호사 등 의료진 3800여명과 병원관련 비정규직 인력을 포함하면 9000여명에 이르는 방대한 조직을 가진 곳이 바로 삼성서울병원(이하 삼성병원)이다.

이처럼 외형적으로 글로벌·세계일류라고 홍보하는 삼성병원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숙주 병원이 되면서 총체적인 관리 실패로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메르스 환자는 물론 직원 관리에도 허점을 드러내며 급기야 부분 폐쇄조치를 당했고 5일에는 메르스치료에서 배제돼 메르스 환자 전원을 지정 병원으로 이동시켰다.

권덕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5일 "삼성병원 메르스 환자 전원을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이동 완료했다"며 "현재 삼성병원에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없다"고 말했다.

5일 삼성병원에서 치료하던 메르스 확진환자는 총 16명으로 이중 1명이 완치 퇴원했고, 나머지 15명은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보라매병원 등으로 이동이 완료됐다.

이렇게 삼성병원이 그간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허술한 감염 관리 행태를 보이다 결국 메르스 치료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굴욕을 맛보고 말았다.

이 결과는 메르스 초기대응 때부터 예견되어 온 사항이었다. 삼성서울병원을 찾은 수많은 환자들이 메르스에 노출될 위험을 미리 차단하지 못했고, 의료진과 관리와 시설 관리 등 병원 관리 시스템 전반에도 취약함을 드러냈다.

보건당국의 삼성병원 메르스 환자 이송 조치는 표면상 이 병원의 의료진 감염이 늘면서 업무 강도가 높아진데 따른 것이라지만, 3일 연속 삼성병원에서 의료진 감염환자가 발생하는 등 허술한 감염관리 때문이라는 지적이 높다.

여기에 삼성병원이 국민과 보건당국의 신뢰를 잃은 이유는 삼성병원장의 사과에 이어 삼성병원 무기한 폐쇄조치라는 초강수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전혀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달 2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사과까지 발표해 진화에 나섰지만 병원의 역량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삼성서울병원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드렸다. 머리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메르스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메르스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족분들, 아직 치료중이신 환자분들, 예기치 않은 격리조치로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한 삼성병원 VIP실에 입원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우리 아버님도 1년 넘게 병원에 누워 계신다. 환자분들과 가족 분들이 겪으신 고통과 불안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이재용 부회장의 직접 사과에도 불구하고 삼성병원의 메르스 환자 전원을 다른 병원으로 이동시키라는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타 병원 감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현재 메르스 진정국면에서 선택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보건당국이 전원 이송조치카드를 꺼내든 것은 삼성병원이 초일류병원이란 명성에 맞지 않게 메르스 환자를 치료할 능력도 없고 의료진을 보호하지도 못하는 병원임을 확인시켜준 대목이다.

메르스 초기대응실패 이후 삼성병원은 수차에 걸쳐 허술한 감염관리로 비난을 받았다. 이미 보건당국으로부터 레벨 D에 해당하는 보호구 2만 3천여개를 지급받았는데도, 지난달 17일까지 의료진에게 전신보호구 대신 수술용 가운인 VRE가운을 착용한 채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도록 한 바 있다.

만약 보호장구 탈의 과정에서 의료진의 실수로 감염됐더라도, 2차 메르스 유행 이후에만 7명의 의료진이 감염된 삼성병원의 경우 '산업재해'에 해당한다. 보호장구 교육을 제대로 못한 병원 측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규모나 수준에서 최고라 자부하던 삼성서울병원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지금까지 발표된 환자 뿐 아니라 의료진 감염을 보더라도 국립중앙의료원은 의료진 감염이 아예 없고, 강동경희대병원 등 더 늦게 메르스 감염이 시작된 병원도 삼성병원보다 감염사례가 적게 나왔다. 전문가들은 삼성병원 응급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진 관리나 보고체계 등 삼성병원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삼성병원은 세계 곳곳에서 암 같은 중대한 질병에 노출되면 찾아올 정도로 명성이 높다. 이 병원의 위암 상대생존율은 67.5% 수준으로 미국(26.3%, 유럽 24.1%)보다 월등하다. 이런 명성은 이번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하루 아침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병원으로 추락하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메르스 발병건수 1위는 사우디아라비아로 1026명이다. 그 다음은 한국(186명)으로 아랍에미리트(76명)를 가볍게 넘어섰다. 삼성병원에서만 확진된 환자가 91명으로 세계 3위 메르스 발병국을 뛰어넘었다. 이미 지난달 14일에 이 병원의 격리자수는 3천명에 육박하며 세계 최고 감염병원으로 낙인찍혔다.

한편 진정세를 보이던 메르스 사태는 11일 만에 강원도에서 일반인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면서 보건당국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신규확진자는 51세의 여성으로, 앞서 메르스에 감염됐다 완치된 132번 환자의 부인이다. 당국은 이 환자가 남편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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