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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음악

[스타인터뷰] 솔로 발표 호란 "노래에 대한 해석 듣는 분에게 맡길게요"

호란. /플럭서스 뮤직



"노래에 대한 해석은 듣는 분에게 맡길게요"

첫 솔로 앨범 발표한 클래지콰이 호란

오랜 기간 생각해 온 것들 표현

의상·가발 직접 쇼핑하고 제작

인터뷰어(기자)의 질문에 답변만 하는 인터뷰이(아티스트)도 있지만, 반대로 질문을 던지는 사람도 있다. 가수 호란(본명 최수진)은 단연 후자다. 그는 기자에게 적극적으로 반문하고 오프더레코드도 적절히 사용하며 자신의 음악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 괜찮은 여자

일렉트로닉 그룹 클래지콰이와 어쿠스틱 프로젝트 그룹 이바디의 보컬이었던 그는 지난달 첫 솔로 EP 앨범 '괜찮은 여자'를 발표했다. 가수로 데뷔한지 약 11년 만의 일이다.

"순수하게 음악 작업만 한 것을 따지면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어요. 지난해 1월 프로듀서 지쿠 씨를 만나 기타 레슨을 받았는데 같이 지내보니 음악 취향도 맞더군요. 그래서 내 앨범에 참여해달라고 했죠. 단순히 앨범 트랙 작업만 한 게 아니라 함께 클럽에서 공연도 하며 오랜 시간을 보냈어요. 그 경험이 이번 솔로 앨범 중 가장 기쁜 순간이었어요."

앞서 언론을 통해 이번 신곡은 '괜찮은 척 하는 괜찮지 않은 여자'라고 알려졌지만 그는 타이틀곡을 비롯해 수록곡에 대한 그 어떤 부연 설명도 원치 않는다고 했다.

"노래 가사와 뮤직비디오를 두고 많은 해석이 나오더군요. 제 노래지만 그 속의 의미나 해석은 청자들에게 맡기고 싶어요. 클래지콰이로만 절 접했던 분들은 이번 앨범이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겠죠. 그건 제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 같아요."

호란은 2012년에 멤버들에게 솔로 앨범을 내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클래지콰이는 굉장히 자유로운 팀이예요. 멤버 알렉스도 솔로 앨범을 냈었기 때문에 서로 거부감도 없죠. 다만 많은 사람들이 '뭐 하러 솔로를 하느냐'고 하실 수도 있어요. 사실 겁도 나구요."

호란. /플럭서스 뮤직



◆ 호란을 바라보는 방법

순수하게 곡 작업만 한 기간은 4, 5개월 정도지만 그가 아주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것들을 담았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의상이 실제로 제 옷이에요. 검정색 원피스는 SPA 브랜드에서 5만원 주고 산 거 예요. 가발 염색도 직접 미용실 가서 상담 끝에 완성한 거고요. 회사에 영수증 처리도 안 했어요(웃음). 한복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구현하는 게 제 오랜 꿈이었죠. 2008년에 제가 쓴 수필집에도 그런 내용이 나와 있어요. 묵혀놨던 아이디어를 첫 솔로 앨범에서 실현한 셈이죠."

호란 첫 솔로 앨범 '괜찮은 여자' 커버. /플럭서스 뮤직



앨범 커버는 동양화가 신주은 작가의 작품이다. 호란은 신 작가에게 특별히 목련을 그려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목련은 제게 중요한 꽃이에요. 제가 태어나서 처음 쓴 시의 주제가 목련이었다고 어머니가 말씀해 주셨어요. 아주 어릴 때, 제가 떨어진 목련을 보고 시를 썼대요. 뭐랄까, 제게 처음으로 영감을 가져다 준 꽃이죠. 너무 갖다 붙이는 것 같긴 하지만(웃음). 항상 제 정서를 자극하는 꽃이에요. 벚꽃이 화려하고 보편적인 아름다움을 가졌다면 목련은 단아하면서 퇴폐적인 느낌을 주죠. 처연한 느낌도 있고, 항상 정이 가요."

이처럼 앨범의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그의 아이디어가 녹아들었다.

"앨범 커버에 열쇠구멍도 그려져 있는데요. 이건 핍홀(Peephole)이에요. 안에서 밖을 바라볼 수 있는 거죠. 여러 의미를 주고 싶어요. 호란이란 가수가 처음으로 닫힌 문을 열고 나온 다는 의미도 있고요, 바라봐지는 존재에 대한 상징이기도 하고요. 열쇠는 커버 뒤에 숨겨뒀어요."

아주 작은 부분까지 의미가 숨어있는 데 과연 그걸 아는 사람이 있겠느냐는 지적에 그는 "창작자라면 대부분 경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애시당초 이해를 바라고 만들면 어렵죠. 창작자가 숨겨둔 의도를 다 읽어내는 감상자는 정말 극소수니까요. 물론 누군가 알아채 준다면 기쁘긴 하겠지만요. 그냥 '호란이 지금 하고 싶었고, 할 수 있던 작업이 이겁니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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