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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의 재계바로보기]데이터요금제 통신비 1조 절감 미래부 논리 '침소봉대'

데이터 중심 환경서 통화만 무료로하자고 요금제 바꿨다간 '데이터요금 폭탄'

▲ 김종훈 산업부장



미래창조과학부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에 따라 가계 통신비가 1조원 이상 절감될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신들이 내놓은 가정에 가정을 더 한 추상적인 주장이다. 논리도 황당하다. 이동통신 3사가 요금제를 음성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함에 따라 가계 통신비가 1조600억원 절감될 것이란 추정이다. 미래부는 우선 "음성 위주 이용자들의 통신비가 연간 최대 7000억원이 절감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음성 무제한 요금이 월 5만1000원 수준인데 이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선택하면 월 2만9900원에 음성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어 1인당 월 2만원 정도가 절감된다는 계산이다.

다만 이때 기본으로 제공되는 데이터 300MB는 무시한 계산법이다. 음성을 무제한으로 쓰길 원하는 고객이 데이터를 300MB 쓴다는 가정 하에 이뤄진 계산법이다. 1GB당 데이터 요금은 3사가 기준 약 3000∼6000원 사이다. 최근 50대도 고스톱은 물론 애니팡 등 여러가지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지하철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게임 몇번을 하게되면 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이통사들의 데이터 요금제는 급증하는 데이터 이용 수요의 제 값을 받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고사양 게임, 음원 스트리밍, 고화질 동영상 등으로 데이터 이용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음성통화가 줄고 데이터 이용이 늘어나는 패턴 변화를 고려하면 오히려 데이터 중심요금제는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을 늘려주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음성통화는 세계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시장조사업체 오범(OVUM)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0개 국가의 이동통신 음성통화 매출이 2012년 3410억 달러에서 2017년에는 2621억 달러로 5년간 23.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부는 또 "약정과 위약금이 없는 요금제가 출시돼 그동안 약정 부담 때문에 무약정으로 높은 요금을 내던 230만여명이 연간 약 3600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2년 약정시 월평균 할인액인 1만3000원에 233만명을 곱해 예상 절감액을 산출했다.

미래부는 이동통신 3사로부터 가입자 사용 패턴 등 자료를 취합해 이 같은 수치를 제시했다. 통신비 인하 요구를 받는 회사 측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요금제에는 곳곳에 함정이 있다.

집 전화 등 유선전화 통화는 SK텔레콤만 무제한이고, KT와 LG유플러스는 요금제에 따라 휴대전화 간 통화만 무제한인 점, 문자 무제한이라도 하루 쓸 수 있는 문자량이 150건에서 많게는 500건으로 한정된 점, 음성보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으면 데이터 요금제가 더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한 채 이상적인 계산을 한 것이다. 한 요금제만 놓고비교해봐도 결과는 예상밖이다. 예컨대 기존 ‘정액요금제’인 스마트폰 요금제의 경우 2년 약정계약을 하면 월 기본료를 깎아준다. 월 3만4000원짜리 정액요금제에 2년 약정 가입하면 약정할인을 적용받아 월 실납부금액이 2만7000원으로 할인된다. 반면 월 2만9900원짜리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약정할인이 없어 실납부액이 2만9900원이다.

특히 통화량이 많은 경우 이용하는 요금제는 거의 혜택이 있나 싶을 수준이다.

한 통신사의 데이터 요금제와 기존 LTE 요금제(순완전무한)의 유사 서비스를 비교해보면 순 완전무한 51요금제는 기본료 부가세 포함 5만6100원에 5 기가바이트(GB)를 제공하고 음성과 문자는 통신사와 유무선 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반면 LTE 데이터 선택 499 요금제는 부가세 포함 5만4890원으로 고작 1110원 차이가 난다. 데이터는 6GB를 제공하고 무선 전화와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지만 특징적인 부분은 유선을 제외한 무선 전화만 무제한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유선 전화는 단 30분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실상 1000원 차이를 보전할 여지까지 만든 것이다.

게다가 최저 2만9900원짜리 요금제를 이통사의 표현대로 ‘월 2만원대 요금제’로 볼 수도 없다. 이동통신요금에는 실납부금액에 10%의 부가세가 붙는다. 2만9900원 요금제에 10%의 부가세가 붙으면 3만2890원으로 3만3000원에 육박한다.

때문에 미래부의 논리는 조금만 뜯어보면 가계통신비 1조원 절감은 경우의 수를 더하다보면 터무니 없는 추정 액수로 볼 수 밖에 없다.

감소하는 음성통화에 비해 데이터 사용량은 매년 크게 늘어나는 중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인당 2.5GB 수준으로 연평균 80%씩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국내 LTE 가입자당 월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2012년 1월 1.5기가바이트(GB, 1515MB)에서 올해 3월에 3.4GB(3365MB)로 급증했다. 이런 데이터 중심 서비스 이용 변화와 함께 이통통신 가입자들의 데이터 이용량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를 이용해 데이터 제한을 두고 마치 통신료 대폭 인하 같이 보이는 통신사의 행태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데이터중심요금제의 출시는 데이터 제공 서비스에 대해 제 값을 받고자 하는 취지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데이터 이용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2G와 3G의 이용자들을 LTE요금제로 전환을 유도하는 동시에 음성통화가 아닌 데이터 사용 요금제으로 중심축을 옮겨 통신 요금을 '톡톡히' 챙기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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