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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음악

[콘서트리뷰] 폴 매카트니, 살아있는 전설과 함께한 순간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가 8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열었다. /현대카드 제공



"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나나 헤이 주드, 나 나나 나나나나…."

얼마나 기다려왔던 순간이었을까. 4만5000명 관객들은 하나가 돼 빗속에서 비틀즈(The Beatles)의 '헤이 주드(Hey Jude)' 후렴구를 따라 불렀다.

'살아있는 전설' 폴 매카트니는(73·Paul McCartney)는 2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경기장 주경기장에 첫 내한공연을 열고 한국 팬들과 '드디어' 만났다. 비틀즈가 1962년 첫 싱글 '러브 미 두(Love Me Do)'를 낸 지 무려 53년 만에 이뤄진 내한이다. 특히 매카트니는 지난해 5월 건강악화로 내한 공연을 갑작스럽게 취소해 팬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었다. '내한공연 취소' 이후 약 1년 만인 이날 오후 8시 20분, 매카트니는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성 속에 건강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 /현대카드 제공



첫 곡은 비틀즈 4집 수록곡 '에잇 데이즈 어 위크'(Eight days a week)였다. 최근 투어에서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Magical mystery tour)와 함께 오프닝으로 자주 쓰이는 곡이다. 이어진 무대는 '세이브 어스(Save us)'였다.

거의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프닝 무대를 마친 매카트니는 "안녕하세요. 한국 와서 좋아요. 드디어!"라며 어눌한 한국말로 첫 인사를 건넸다. 중간 중간 '컨닝페이퍼'의 도움을 받는 듯 모니터로 곁눈질 하며 한국말을 이어가는 매카트니의 노력에선 '귀여움'이 흘러 넘쳤다.

바로 이어진 무대는 '캔트 바이 미 러브(Can't buy me love)' 였다. 신나는 무대에 객석은 들썩이기 시작했다. 매카트니는 "오늘 신나게 놀아볼까요?"라며 재킷을 벗고 셔츠 소매를 걷어 올렸다. 기타를 바꿔 든 매카트니는 "1960년대 녹음했을 때 썼던 바로 그 기타"라며 '페이퍼백 라이터(Paperback writer)'를 들려줬다. 그는 공연 틈틈이 서툰 한국말로 "잘 하고 있나요?"라고 확인하며 관객과 소통하려 노력했다.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 /현대카드 제공



매카트니는 비틀즈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자신과 함께 해왔던 이들을 위한 노래도 잊지 않았다. 피아노 앞으로 자리를 옮긴 매카트니는 아내 낸시를 위한 노래 '마이 밸런타인(My valentine)'을 부르기 시작했다.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피아노 선율이 잠실벌을 가득 채웠다. 또 '메이비 아임 어메이즈드(Maybe I'm amazed)' 무대에선 양쪽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그의 첫 부인 린다 매카트니가 찍은 사진들이 펼쳐졌다.

그는 자신의 솔로 앨범 수록곡인 '뉴(New)'와 '퀴니 아이(Queenie eye)' 등을 부르며 전설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70대의 나이에도 끊임없이 진화하는 현재진행형 아티스트임을 확인시켜줬다. 비틀즈 멤버들을 위한 노래도 이어졌다. 그는 존 레논과 조지 해리슨을 위해 각각 '히얼 투데이(Here Today)'와 '섬싱(Something)'을 노래했다. '섬싱'은 조지 해리슨이 그의 아내를 위해 만든 곡으로 노래를 마친 후 매카트니는 "이렇게 좋은 노래를 만든 조지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 /현대카드 제공



빗방울은 점점 굵어졌지만 객석의 반응은 오히려 더 뜨거워졌다. 흰색 우비 차림의 관객들이 만들어 낸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매카트니는 관객의 뜨거운 반응에 "판타스틱(Fantastic)"이라고 말한 뒤 바로 "대박"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롱 앤드 와인딩 로드(Long and Winding Road)' 무대가 시작되자 1층 관객들은 매카트니를 위한 작은 이벤트를 펼쳤다. 빨간색 하트 모양이 그려진 플랜카드를 꺼내든 것. 이를 본 매카트니는 감동을 받은 듯 피아노에 몸을 기대고 턱을 괸 채 객석을 한참동안 바라봤다. 이어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저으며 "투 굿, 투 그레이트(Too good, Too great)"라고 나지막이 내뱉었다.

거장을 만나러 온 관객들은 어느덧 매카트니와 하나가 돼 함께 호흡했다. '오블라디 오블라다(Obladi Oblada)' 무대에선 관객이 모두가 "오블라디 오블라다 라라라라 라이프 고스 온(Ob-la-di Ob-la-da life goes on)"을 따라 부르며 '떼창'에 시동을 걸었다.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 /현대카드 제공



공연은 절정을 향했고 '렛 잇 비(Let it be)' 전주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휴대전화의 라이트를 켜 흔들며 함께 노래했다. 매카트니는 '리브 앤드 렛 다이(Live and let die)'에 이어 바로 '헤이 주드(Hey Jude)'를 노래했다. 객석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고 이내 다시 하나가 됐다. 매카트니는 '헤이 주드'의 후렴구는 아예 객석에 맡겼다. 그리고 4만5000 관객이 노래하는 '헤이 주드'를 들으며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객석을 바라봤다. '살아있는 전설'은 처음 방문한 한국에서 팬들이 보여준 뜨거운 반응에 손으로 입맞춤을 날리고 두 팔을 허공에 뻗는 등 자신의 감정을 온 몸으로 표현했다.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 /현대카드 제공



앙코르 요청은 '앙코르'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헤이 주드' 후렴구로 대체됐다. '데이 트리퍼(Day Tripper)'로 시작된 앙코르 무대는 무려 두 차례나 이어졌다. 앙코르 곡으로 '하이 하이 하이(Hi Hi Hi)'와 '아이 소 허 스탠딩 데어(I saw her standing there)'를 부른 뒤 무대 뒤로 사라진 매카트니를 애타게 찾는 객석의 외침에 그는 대형 태극기와 유니언기를 들고 무대 위에 다시 올랐다. 53년차 록스타다운 퍼포먼스였다.

두 번째 앙코르 무대의 포문은 '예스터데이(Yesterday)'로 열었다. 이어진 무대는 비틀즈의 강렬한 록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헬터 스켈터(Helter Skelter)'로 객석의 반응은 최고조에 달했다. 매카트니가 준비한 깜짝 폭죽쇼로 어두웠던 잠실 하늘은 환하게 빛났다.

'골든 슬럼버스(Golden Slumbers)'를 끝으로 약 2시간 30분에 달한 공연이 마무리됐다. 아쉬움에 발길을 못 돌리는 관객들에게 매카트니는 두 손을 얼굴 밑으로 포개며 졸린 시늉을 하며 "가야해요"라며 애교 섞인 인사를 전했다. 그는 "다시 만나요"라고 약속하며 꿈만 같았던 첫 내한공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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