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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타인터뷰] 담백함 속에 숨겨둔 폭발력, '차이나타운'의 김고은

배우 김고은./라운드테이블(김민주)



"저는 항상 부담스러운 장면이 영화에 있었잖아요(부끄러운 듯 웃음). 그럴 때마다 항상 지칠 때까지 고민을 해요. 혼자서 지지고 볶다 촬영 당일이 되면 '나 할 만큼 했다. 안 되면 밤새면 되지' 이런 마음으로 내려놓고 촬영을 하게 되죠(웃음). 그러다 보면 연기에 집중이 되는 것 같아요."

오는 29일 개봉하는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의 마지막 장면은 김고은(23)이 왜 20대 여자 배우들 사이에서 유난히 빛을 발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선배 배우인 김혜수를 상대로 슬픔과 분노가 뒤섞인 감정을 온전히 보여주는 그의 표정과 몸짓은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김고은 스스로도 모든 걸 내려놓고 연기해 만들어낸 장면이다.

김고은의 연기는 담백하다. 그는 과잉되지 않은 감정으로 꾸밈없이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한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감정이기에 폭발할 때의 진폭도 여느 배우들보다 클 수밖에 없다. '은교'에서도 '몬스터'에서도 늘 김고은은 그렇게 연기를 해왔다.

영화 '차이나타운'./CGV 아트하우스



'차이나타운'에서 김고은은 또 다른 소녀 일영을 만났다. 지하철 코인로커에 버려져 거지들의 손에서 자라난 소녀다. 차이나타운에 팔려온 일영은 부모 없는 자식들을 거둬 기르는 보스 같은 존재 엄마(김혜수)를 만나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세상의 엄혹한 생존법칙을 따르게 된다.

김고은이 '차이나타운' 시나리오를 받게 된 건 '은교' 때 프로듀서로 만났던 제작사 폴룩스픽쳐스의 안은미 대표와의 인연을 통해서였다. "멜로영화 노래를 부를 때였어요(웃음). 그때 대표님이 '멜로인지는 모르겠지만 멜로일 수도 있다'며 시나리오를 주셨어요.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더라고요. 먹먹하고 울컥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죠. 그런 끌림 때문에 덥석 물게 됐어요."

배우 김고은./라운드테이블(김민주)



김고은은 일영을 "자신의 세세한 감정에 귀를 기울이거나 속마음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는" 인물로 받아들였다. 엄마를 비롯해 한 식구처럼 지내는 우곤(엄태구), 홍주(조현철), 쏭(이수경), 그리고 엄마가 시킨 일 때문에 만나게 되는 석현(박보검) 등 다른 인물을 만날 때마다 태도와 심리도 다르게 드러나기를 바랐다. 한 가족이지만 그런 사실마저 굳이 인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인물, 그렇게 차이나타운에서 살아남은 인물이 곧 일영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영화 속 갈등의 계기가 되는 석현과의 관계는 보다 신중한 태도로 접근했다. "남녀 간의 멜로나 사랑처럼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일영이 석현을 바라보는 눈빛이 점차 달라지잖아요. 그것마저도 무엇 하나로 단정 지을 감정선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일영이 석현의 손을 잡고 도망가는 짧은 신도 사실은 오랜 고민 끝에 완성된 장면이다. 그 정도로 김고은은 조심스럽게 일영의 감정에 다가가 그 감정을 온전히 느끼며 표현했다. 주먹을 휘두르는 작은 액션 연기에서도 일영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기를 원했다.

배우 김고은./라운드테이블(김민주)



'은교'의 은교, '몬스터'의 복순, 그리고 '차이나타운'의 일영까지 김고은이 지금까지 쌓은 필모그래피에는 여자보다는 소녀에 가까운 캐릭터가 중심에 있다. 의도한 선택은 아니었다. 김고은은 "차근차근 하다 보면 여인으로 넘어갈 시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기교를 부리지 않는 그의 연기가 이런 캐릭터들과 만나 높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올해로 데뷔 4년차지만 김고은은 "데뷔 때와 크게 변한 건 없다"며 웃었다. 그 웃음 속에 은교와 복순과 일영의 모습이 겹쳐 있었다. '협녀, 칼의 기억'과 '성난 변호사'의 개봉도 기다리고 있는 그는 이제 '계춘할망'의 촬영에 들어간다. 담백하지만 폭발력 있는 연기 스타일처럼 그의 필모그래피 또한 넘쳐남 없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우리는 동시대를 대표할 배우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다.

배우 김고은./라운드테이블(김민주)



사진/라운드테이블(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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