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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필름리뷰-반짝이는 박수 소리] 그 자체로 가치 있는 '반짝이는' 삶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KT&G 상상마당



장애를 지닌 이들의 삶은 어떠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들에게 쉽게 동정과 연민의 시선을 드리운다. 이러한 태도는 장애인의 이야기를 자주 다루는 TV 교양 프로그램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감독 이길보라)는 장애를 지닌 이들의 세상도 그렇지 않은 이들의 세상만큼 완벽하다고 이야기한다.

영화를 연출한 이길보라 감독은 청각 장애를 지닌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이길보라 감독은 어릴 적부터 부모의 '들리지 않는 세상'과 이들 바깥의 '들리는 세상' 사이에서 남들과는 다른 고민과 갈등을 겪으며 자라났다. 두 세상 사이의 간극 사이에서 이길보라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장애를 '들리는 세상'에 설명해야만 했다. 때로는 부모의 통역사 역할까지 맡으면서 남들보다 빨리 어른의 세계를 마주하기도 했다.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KT&G 상상마당



영화의 출발은 바로 부모의 '들리지 않는 세상'을 세상에 보다 잘 설명하기 위해서다. 이길보라 감독은 부모의 첫 만남부터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자신과 남동생이 태어난 뒤 가족이 겪은 이야기를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든다. 이길보라 감독의 부모는 카메라 앞에서 입술이 아닌 손으로 자신들의 삶을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귀가 들리지 않기에 더욱 힘겹게 아이들을 키운 이야기부터 IMF와 함께 찾아왔던 위기와 이를 극복하기까지의 과정 등 한 가족의 소박한 이야기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그러나 '들리지 않는 세상'을 살아가는 부모의 이야기는 '들리는 세상'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더 이상 부모의 세상을 설명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된 순간 이길보라 감독은 카메라의 방향을 부모가 아닌 자신과 남동생을 향해 튼다. '들리지 않는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인도 여행을 떠난 감독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대안 학교를 선택해 부모의 곁을 떠났던 동생의 이야기에는 이 두 가지 세상 사이의 간극을 견뎌내지 못한 아이들의 속마음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길보라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부모를 바라봄으로써 이 두 가지 세계가 다를 것이 없음을 발견한다. "하지만 두 세계를 넘나들며 살아온 나는 잘 알고 있다. 나와 동생, 그리고 엄마와 아빠의 세계는 그렇게 반짝인다는 것을"이라는 감독의 고백에는 삶에 대한 강한 긍정이 담겨 있다. 삶은 장애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사실, '반짝이는 박수 소리'의 감동은 바로 여기에 있다. 전체 관람가. 4월 23일 개봉.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KT&G 상상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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